[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럽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3일(현지시간) 완만히 하락 마감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불신임 투표를 무난히 넘기며 당대표 및 총리직을 유지한 후 투자자들의 심리가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불확실성이 유지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 중인 EU 정상회의에 주목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로이터 뉴스핌] |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날보다 0.58포인트(0.17%) 하락한 349.42를 기록했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2.69포인트(0.04%) 내린 6877.50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4.73포인트(0.04%) 하락한 1만924.70을 나타냈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에서 CAC40지수는 12.53포인트(0.26%) 내린 4896.92로 집계됐다.
전날 진행된 신임 투표에서 메이 총리는 찬성 200표, 반대 117표를 얻어 신임을 확인했다. 불신임 투표를 무사히 치른 메이 총리는 브뤼셀에 모인 EU 정상들을 만나 자국 의회를 달랠 수 있도록 브렉시트 추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메이 총리의 신임 투표 결과를 호재로 인식하던 시장은 장 후반 결국 변한 것이 없다는 판단에 무게가 실리며 하락 전환했다.
CMC마켓의 데이비드 매든 시장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메이가 당대표직을 유지할 것이 확인됐고 메이 총리는 EU로부터 재량권을 얻으려는 시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걸앤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라스 크레켈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나는 이것이 브렉시트를 향한 긴 여정의 또다른 절차라고 생각한다”면서 “글로벌 투자자 관점에서 이것이 게임체인저는 아니다”고 판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양적 완화 종료 방침도 유지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경제 전망의 위험이 대체로 균형 상태지만 점점 하방 위험이 현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ECB의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에 전날 뉴욕 증시가 상승한 점 역시 전 세계 주식시장 투자 분위기를 지지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같은 결정은 이탈리아와 EU의 갈등 위험을 낮추며 투자 심리를 회복시켰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그러나 이것이 재정 문제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이탈리아 경제의 부채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지수는 전날보다 103.03포인트(0.54%) 오른 1만9048.83을 기록했다.
독일 여행회사 투이의 주가는 이익 증가 소식에 4.23% 상승했고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딧의 주가는 1.24% 올랐다. 스페인계 은행 방코 산탄데르의 주가 역시 1%대의 오름세를 보였다.
독일 유통업체 메트로의 주가는 해외 매출 감소 소식에 9.67% 하락했으며 BP와 툴로우 오일 등 에너지 업체들은 약세를 보였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09% 내린 1.1360달러,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는 0.5bp(1bp=0.01%포인트) 상승한 0.287%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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