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24일 아사히신문 인터뷰에 응해 "무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립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다"며 대립이 심각해지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일본이 대립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마하티르 총리는 24일부터 이틀 간 태국 방문 중으로, 이번 인터뷰도 방콕에서 이뤄졌다. 마하티르 총리는 미중 관계에 대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세계 무역에 영향이 있을 것"이란 경계감을 드러냈다.
미중 대립이 시작된 원인에 대해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세를 거론했다. 그는 "관세를 올리면서 압박을 가한다면 중국이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과도한 보호주의로 일어난 무역전쟁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서도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중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강한 지도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가난하던 시절도, 부유하게 된 지금도 모두 중국을 위협이라고 말한다"며 "(다른나라들은) 중국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공존하기 위한 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도) 중국과 우호적으로 지내고 싶다"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수정 및 일대일로(一帶一路) 관련 프로젝트 중단은 채무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5월 정권 교체에 성공한 후,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일환인 철도·송유관 프로젝트 추진을 전격 중단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해당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인한 말레이시아의 총 부재는 1조링깃(약 273조원)에 달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일본에는 중국과 맞설 수 있는 힘이 있다며 "일본은 미중 간 대립을 완화할 수 있는 입장"이라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면서도 미국이 문제되는 행위를 할 때는 틀림없이 이를 지적해줘야만 한다"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역사상 최장기 집권 총리로, 1981년부터 2003년까지 총리에 집권했다. 이후 2018년 야권 정치인으로 전향한 뒤 2018년 총선에서 승리해 말레이시아 최초의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25일 태국 쭐랄롱꼰 대학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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