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른 데 따라 채권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정크본드가 기록적인 ‘팔자’에 홍역을 치렀다.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에서도 자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로금리 정책에 따른 초저금리에 기대 상승 기염을 토했던 자산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금리인상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12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채권펀드에서 141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이탈했다.
이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최대 규모인 동시에 역대 다섯 번째 기록에 해당한다.
특히 정크본드에서 한 주 사이 60억달러의 ‘출혈’이 발생했고, 토탈리턴 채권펀드도 22억달러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와 함께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에서도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미국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이번주 3.6% 선까지 오르며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 역시 2.9% 선을 뚫으며 10년래 최고치를 나타내자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정크본드의 리스크 프리미엄도 가파르게 뛰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동일한 만기의 국채 대비 정크본드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지난해 10월 316bp(1bp=0.01%포인트)에서 최근 350bp로 상승했다.
퍼시픽 라이프 펀드 어드바이저스의 맥스 고크만 자산 배분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내년부터 2024년까지 투자등급과 투기등급 채권 만기가 집중된 상황에 금리 상승은 원리금 상환 및 차환 발행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채권펀드도 몸살을 앓았다.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의 예산안 발표 이후 정치권 리스크가 금리를 끌어올린 데 따른 파장이 유럽시장 전반으로 확산된 결과다.
지난 한 주 동안 유럽 채권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3억달러로 2016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밖에 주식펀드에서 총 14억달러가 이탈했다. 특히 IT 섹터의 ‘팔자’가 봇물을 이뤘다. 미국 IT 섹터 펀드의 자금 순유출이 11억3000만달러로, 2015년 1분기 이후 최대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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