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경 정경환 김민수 김형락 기자 = 지난 10일 한국 증시가 7거래일 연속 동반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미국장 폭락과 미·중 무역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불안이 투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22포인트(1.12%) 하락한 2228.61에 마감했다. 작년 5월2일 2219.67 이후 약 1년5개월 만의 최저치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보다 19.65포인트(2.56%) 내린 747.50에 마감하면서 연중 최저치 수준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미국장 하락에 대해 "지난 주말까지 국채 10년 수익률이 3.2%까지 치솟으면서 미국 성장주나 신흥국 주식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고 풀이했다. 그는 "현재 한국 투심은 완전 냉각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다만 9월 수출이나 3분기 실적을 감안했을 때 금리가 안정되고 환율이 진정되면 내림세도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역전쟁이 시작될 때부터 장기화 여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다"며 "하지만 중국이 생각보다 오래 버티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대화에 부정적이란 발언을 내놓으며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것"이라고 원인을 짚었다.
미국증시 조정이 길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하단 저지선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내놨다. 고 센터장은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PBR 1배가 사실은 저항선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펀더멘탈, 밸류에이션에 기대기 어려운 시황인 만큼 현금화를 통해 시장의 흐름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물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봤다. 윤 센터장은 "G2는 현재 일종의 경제 신냉전 체제에서 내부적으로 강화된 경기부양책을 쓰고 있다"며 "이가운데 체감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국내 증시가 폭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한국 증시는 밸류에이션 트랩에 갇힌 상태로 올해 4분기까지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다 내년 1분기 이후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외부 경기 변수가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에 더 큰 변동성을 몰고 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석원 SK증권 센터장은 "전반적으로 코스닥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이 싸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처럼 하락장이 오면 낙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코스닥시장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은 시장 변화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지호 센터장 역시 "연동된 시장이고, 작은 종목들이 많아 코스닥 낙폭이 클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대비 고평가된 종목들도 많아 영향이 더 크게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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