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이란 원유 금수 조치 후 에너지 시장에서 공급차질 쇼크를 완전히 방지할 대비를 갖추지 못했다며 석유 트레이더들이 연말 전에 배럴 당 100달러 유가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고 CNBC가 1일(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원유 배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런던에 있는 PMV원유협회의 스티븐 브랜녹 애널리스트는 이날 발행한 연구 보고서에서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서 더 배제돼 공급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아무도 발견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썼다.
이어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중국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라며 우려를 표했다. 중국 국영 정유사 시노펙(Sinopec·中国石化)은 지난 9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절반정도 줄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노펙의 이란산 원유 수입 감소 전망은 OPEC에서 세 번째로 큰 원유 수출국인 이란에게 중대한 타격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란은 유럽과 서방국가들이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면서 차기 최대 고객을 중국으로 삼고 있어서다.
브레녹 애널리스트는 "이란 원유 공급이 감소하는 현 상황에서 포커스는 온건한 수준의 세계 혹은 더 정확히는 사우디의 원유 여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사우디는 향후 몇개월간 수요에 따라 하루 당 최대 55만배럴(bpd)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는 했지만 언제가 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OPEC은 증산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갈등을 빚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사우디는 필요시 150만bpd의 여유치를 시장에 풀 수 있다고 말했지만 브레녹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몇달 동안 있을 공급 차질을 완전히 상쇄할 수 있는 양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우디를 일컫어 "세계 유일의 '스윙 생산국(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증·감산하는 국가)'"이라며 "올해의 마지막 분기에 공급 쇼크와 그에 따른 가격 상승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존 드리스콜 JTD에너지서비스 수석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재고 감소, 낮은 재고, 낮은 원유 여력, 구매자 보호 부족의 세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아직은 도달할 지 안 할 지를 논하기에는 조금 이르지만 배럴당 100달러가 더 그럴싸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시장의 지표인 브렌트유는 이날 약 0.34%가 오른 83.01달러에 거래되었으며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약 73.42달러로 0.2%가 올랐다.
내달 4일부터 미국의 이란 제재로 얼마나 많은 석유가 사라질지에 대한 정확한 추정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매우 다양하지만 제재는 이란산 원유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일부 에너지 시장 분석가들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발효되면 약 50만bpd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는가 하면, 다른 전문가들은 향후 몇 달 동안 200만bpd가 오프라인 상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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