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일본 대형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3분기 연속 악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서남부를 강타한 제21호 태풍 '제비'와 홋카이도(北海道)에서 발생한 지진 등 잇따른 자연재해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원인이었다. 여기에 미국과 주요국 간의 무역 전쟁 격화에 대한 우려도 일본 경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일본은행(BOJ)은 3분기 대형 제조업체들의 업황판단지수(DI)인 단칸(短観)지수가 지난 2분기(21)보다 2포인트 하락한 1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3분기 연속 악화된 수치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의 퀵(QUICK)이 집계한 예상치 21과 로이터통신이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22)를 모두 하회한 수치다. 3분기 연속 악화는 지난 2007년 12월부터 2009년 3월까지 6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인 이후 처음이다.
분기마다 집계하는 단칸지수는 체감 경기가 '좋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에서 '나쁘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을 뺀 값이다.
9월 단칸지수. 위의 그래프가 제조업, 아래 그래프가 비제조업이다. [자료=일본은행] |
올해 4분기 대형 제조업체들의 단칸지수는 19로 이번 분기와 동일한 지수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QUICK의 예상치인 20을 밑도는 수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 마찰 고조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으며, 특히 생산용 기계 업종에서 이 같은 우려 분위기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8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사업 계획의 전제가 되는 대기업 제조업체들의 달러/엔 상정환율은 1달러 당 107.40엔으로 조사됐다. 이는 2분기 조사 결과인 107.26엔보다 상승한 것이다.
한편 3분기 비제조업 대기업들의 업황판단지수는 전분기에서 2포인트 하락한 22를 기록했다. 자연재해의 여파로 인한 국내외 여행객 감소와 일손 부족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 악재로 작용했다. 4분기 업황판단지수는 22로 전망됐다.
올 회계연도의 대형 제조업체의 설비투자는 13.4% 증가할 것으로 나타나 이코노미스트들의 중간치인 14.2%를 밑돌았다.
단칸의 조사대상은 전국 약 1만개의 기업이다. 이번 분기 조사는 8월 27일~9월 29일 사이에 이뤄졌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