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마케도니아가 30일(현지시간) 국명을 '북마케도니아 공화국'으로 변경하는 안을 놓고 국민투표가 실시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시작된 국민투표에 참여해 국호 변경안에 대한 찬반의사를 던진다. 투표 용지에는 "그리스와 체결한 합의안에 동의해 (마케도니아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가입하는 데 찬성하십니까?"라는 질문이 쓰여있다.
16일 스코페에서 열린 국호 변경 찬성 집회에서 조란 자에브 총리가 두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조란 자에브 정부는 지난 6월 국호를 '북마케도니아 공화국'으로 바꾸기로 그리스와 전격 합의했다.
마케도니아는 EU와 나토 가입을 오랫동안 추진해왔으나 번번이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EU 및 나토의 기존 회원국인 그리스가 마케도니아의 가입 심사에서 매번 완강히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양국은 마케도니아가 1991년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분리독립한 이래 30년 가까이 국명 분쟁을 겪고 있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란 국명이 그리스 북부지역 명칭인 '마케도니아'에 대한 영유권을 시사하며, 이는 고대 그리스 마케도니아 왕국의 유산을 도용하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반발해왔다. 마케도니아는 그리스의 반대로 국제연합(유엔·UN)에도 '구(舊)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 마케도니아(FYROM)'란 이름으로 가입해야 했다.
지난해 5월 취임한 자에브 총리는 새로운 국가 명칭이 '나토와 EU 가입을 위한 대가'라며, 양국 분쟁에서 한 발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그리스와 합의안을 도출했다.
자에브 총리는 앞서 16일 열린 국호 변경 찬성 집회에서 "EU와 나토가 '안전한 길'"이라고 강조하며 "우리에겐 다른 대안이 없다. EU·나토 가입은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인도해줄 것"이라며 찬성표를 호소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대부분이 국명 변경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전체 유권자 180만명 중 실제 투표 참여율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국민투표가 효력을 얻으려면 '투표율 50% 이상'이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국민투표에서 국호 변경안이 통과되면, 마케도니아는 헌법 개정을 통해 북마케도니아 공화국을 새 나라 명칭으로 사용하게 된다.
투표는 오후 7시에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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