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엔 총회에 앞서 성공적으로 평가된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미 관계에 대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년 전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강하게 비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북미 관계에 긍정적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로 향하면서 북한에 대한 희망적인 조짐을 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방송은 “북한의 김정은은 더는 ‘리틀 로켓맨’이 아니고 트럼프 대통령도 정신 나간 노망난 늙은이가 아니다”며 양측의 부드러워진 분위기를 묘사했다.
이는 양측이 서로를 향해 공격을 쏟아내던 1년 전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김 위원장에게 ‘리틀 로켓맨’이라는 별명을 붙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로켓맨은 자신과 정권에 대한 자살 임무를 수행 중”이라면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위협했다.
오는 25일 트럼프 대통령의 2번째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평양 정상회담이 최근 냉각됐던 북미 간분위기를 녹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러브콜을 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정권이 해결하지 못한 북한 문제에 진전을 이루려는 의지가 강할 것이라는 분석도 이 같은 낙관론의 한 배경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특히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포기를 직접 언급하고 핵 사찰을 받겠다며 북미 간 신뢰 회복을 위한 성의를 보인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 누군가 나에게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멈추고 미국인 유해를 송환할 것이며 영변 (핵시설을) 해체를 고려한다면 그것을단숨에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표는 2년 안에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미국의 목표가 비현실적이라고 봤지만, 북한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핵 재처리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관계가 지난 6월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진전되지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일정을 전격 취소하는 등 급격히 냉각되는 모습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미국 정부가 수용할 만한 비핵화 관련 과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다시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올해 말까지 진전을 보지 못한다면 긴장감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엄 연구원은 “상황은 꽤 빠르게 뒤집힐 수 있다”며 “우리는 나쁜 상황에서 좋은 상황으로 가는 것을 봤고 이것은 다시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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