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북한으로부터 송환된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일부의 신원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매우 좋은 뉴스”라며 환영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인 북핵 협상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분위기를 띄우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신원이 확인된 두 명의 미군 병사의 이름과 나이, 출신지 등을 공개한 뒤 "나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 회담의 결과로 북한에서 송환돼 처음으로 신원이 확인된 유해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들 영웅들은 이제 집에 왔고, 고이 잠들기를 기원한다"면서 유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뜻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한은 6·12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지난 7월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했고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소식을 기쁘게 전하면서 ‘김 위원장과의 정상 회담’이 가져온 결과임을 강조했다. 최근 미국 내에선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는 비판론이 고조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달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에 급제동을 건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김 위원장이 국제 전문가 참관 아래 미사일 시험장 폐쇄를 약속하는 등 진전된 비핵화 메시지를 보내자, 미군 유해 신원 확인 소식을 직접 전하며 북미회담의 불씨를 살려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정부는 평양공동선언을 환영하고 북한과의 협상은 재개하되 북한의 구체적이고 진전된 비핵화 의지와 조치를 직접 확인하며 대응 조치에 나서겠다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외부 전문가 참관 아래 미사일 시설 등을 폐쇄키로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약속을 환영하며 추가적인 진전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워싱턴 DC 한국전쟁 기념공원에서 거행된 최근 북한에서 송환된 미국 유해에 사용됐던 성조기 전달식에서 “최종 협상을 거쳐야겠지만 김정은이 최근 핵 사찰을 허용하고 국제사회의 참관 하에 미사일 실험장과 발사대를 영구히 해체하겠다는 발표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좋은 소식을 환영한다고 말했고 우리는 추가적인 진전을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핵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지난 19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장 등 관련 시설의 검증 수용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우리는 꾸준한 진전을 이뤘지만 항상 그렇듯이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조치를 환영하되 협상은 북한의 의지와 실천을 꼼꼼히 확인해가며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다.
[서울=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2박 3일간의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보고를 하고 있다. 2018.09.20 |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없는 김 위원장의 별도 메시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 전달, 본격적인 북미 회담이 재개될 수 있도록 적극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으로부터 ‘공’을 넘겨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전달할 김 위원장의 특별 메시지와 북미간 실무협상의 결과를 확인한 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종전선언 수용 여부를 결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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