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른바 G2(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면전 속에 양국 주식시장이 극명한 엇박자를 낸 가운데 중국 주식의 매입을 권고하는 의견이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꼬리를 물고 있다.
뉴욕증시가 최고치 랠리를 연출한 데 반해 중국 증시는 관세 충격에 베어마켓으로 후퇴, 극심한 ‘팔자’에 시달렸다.
중국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트럼프 행정부의 3차 관세가 일단 10%로 시작,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온건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중국 주식시장이 반등했지만 추가 상승을 겨냥한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2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블루칩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의 과거 12개월 실적 기준 주가수익률(PER)은 12.3을 기록해 2014년 9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세 차례에 걸친 관세 전면전 속에 중국이 열세로 밀리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 및 주식시장에 대한 극심한 비관론이 매수 신호라는 것이 월가의 주장이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프랭크 벤짐라 아시아 주식 전략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중국 주식시장이 정부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과 무역 마찰 등 크게 두 가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며 “하지만 이에 따른 기업 이익 타격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루칩을 중심으로 한 중국 주식이 가치 투자 측면에서 접근해도 좋을 만큼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 ‘바겐 헌팅’이 이미 가시화된 모습이다. 3차 관세 발표 후 주가 반등이 이를 반영하고 있고, 블룸버그는 중국 IT 섹터로 매수 유입이 활발하다고 보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주를 포함해 관세 충격에 따른 타격이 작은 섹터가 유망하다고 전했다. 지수가 베어마켓으로 진입하는 과정에 동반 급락한 이들 종목이 상승 탄력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다.
내수 비중이 높은 유통주와 국내 인프라 건설이 핵심 수입원인 산업재 및 건설 섹터 역시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베이징 소재 브릴리언스 애셋의 타오 유 파트너는 “소위 개미 투자자들이 ‘묻지마 팔자’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락했다”며 단순히 투자 심리 악화로 인해 동반 하락한 종목의 선별적인 매입을 권고했다.
단기적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매수 기회라고 그는 강조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중국의 GDP 가운데 미국 수입품의 비중이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하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위안화 환율을 무역전쟁 수단으로 동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리스크를 전면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주식을 매입한 해외 투자자들에게 작지 않은 악재에 해당한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