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터키 재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미국의 무역 제재가 중동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테러와 난민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터키-미국간의 심각한 불화가 지역에 미치는 악영향을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터키 리라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장관급 회담을 위해 파리를 방문한 베라트 알베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이날 미국을 겨냥함과 동시에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동기에서 나온 이러한 조처(미국의 제재)들은 세계 금융 체계뿐 아니라 세계 무역과 지역 안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역 안정에 끼치는 해(조처들)는 불행하게도 테러와 난민 사태와 같은 혼란스러운 문제들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 단체를 지원했다며 구금됐다가 건강상의 문제로 자택에 연금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을 놓고 미국과 터키의 갈등은 고조되고 있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터키에 대한 알루미늄 및 철강 관세를 두 배로 인상하면서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터키 리라화는 올해 들어 40% 폭락했다.
통화 가치 하락만큼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터키 국유 은행 할크방크(HalkBank)에 대한 미 재무부의 조사다. 정부는 추가 압박 수단으로 할크방크에 대한 이란 제재법 위반 혐의에 대한 거액의 벌금 부과를 검토 중이다.
세계에서 달러 강세가 두드러진 지난 24일, 달러/리라 환율은 6에서 6.2960까지 올랐다(리라 약세).
터키 중앙은행과 금융 기관은 최근 몇 주간 자유낙하 중인 리라 가치를 묶어놓기 위해 스와프(swap) 거래에 대한 한도를 축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럼에도 불구 투자자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고(高)금리 반대와 지난달 14년래 최고치인 16% 가까이를 기록한 소비자물가로 인해 리라에 대한 우려를 놓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내달 3일 공개되는 8월 소비자물가와 13일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리라화 폭락 사태를 터키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전쟁"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브런슨 목사 석방 없이는 그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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