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고장났는데 운전수 잘라봐야 소용 없어"
새로운 공천제도·인재영입·정책정당화 등 추진
일부 의원들, "결국 나를 따르라 아니냐" 쓴소리
[과천=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인적청산에 대해 재차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일 과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지난 한 달동안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가장 괴로웠던 문제가 있다"면서 "제 나름대로 일정이나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와 관계없이 인적청산에 대한 압박이 크게 들어왔다"고 말했다.
[과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08.20 yooksa@newspim.com |
그는 그러면서 "인적청산을 하지 않으면 혁신도 없는 것이고 비대위도 없는 것이라는 얘기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고장난 자동차다. 자동차가 고장 났는데 이를 두고 누가 운전을 했냐, 기사 목을 자르라 한다고 해서 차가 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대신 김 위원장은 인적쇄신을 위해 △새로운 공천제도 △인재영입 및 유입 △정책정당, 가치중심 정당화 △잘못된 부분에 대한 교정과 책임 추궁 등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과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08.20 yooksa@newspim.com |
이날 발제를 위해 연단에 오른 홍성걸 가치·좌표재정립소위 위원장은 "지금 보수정치 문제의 근원은 우리가 콩으로 메주를 만든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는 점"이라면서 "지방선거 이후 당내에서 서로 책임을 물어가며 삿대질 하면서 국민들이 희망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장은 그러면서 "국민은 법을 만들어 강요하면 따라오는 사람들이 아니다.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서 국민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한국당, 혹은 보수 정치세력의 가치와 좌표가 재정립되는 것"이라며 "여기에 도덕성과 투명성, 희생과 봉사, 상생 등의 가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비대위 활동과 관련한 논의 시간에는 비대위 및 당 지도부를 향한 한국당 의원들의 의견도 활발하게 제시됐다.
[과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08.20 yooksa@newspim.com |
김태흠 의원은 "오전에 원내대표께서 보수 대통합이라는 발언을 해서 화두를 던졌다. 저 역시 보수 대통합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시기적인 측면에서 신중하게 언급했으면 좋겠다. 일단 내부 정리가 우선이고 그 다음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진태 의원은 "아까 차가 고장났다고 하셨는데, 저는 차가 고장난게 아니라 운전수가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면서 "2년 반 전에는 잘나갔던 우리 당이 갑자기 모두 잘못되지는 않는다. 탄핵, 대선, 지방선거 떄마다 당을 이끌었던 리더십이 굉장히 문제였다"고 비판했다.
정양석 의원은 "오늘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비대위 방향을 논하는 자리가 됐는데, 아쉬운 점은 정기국회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이냐 하는 행동계획이 없이 세미나처럼 끝난 것"이라면서 "국민이 관심을 갖는 이슈 하나하나에 대한 당의 방향을 정하면서 실질적이고 속도감 있는 논의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김성태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비대위원, 의원들이 20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8.08.20 yooksa@newspim.com |
정용기 의원은 "비대위원장이 홍준표 전 대표에 비해 상당히 변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새로운 가치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은 걸러내겠다고 하는 것도 결국은 '나를 따르라'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나를 따르라는 것이 아니라 제가 생각하는 화두를 던지는 것 뿐"이라면서 "민주적 리더십을 만드는 과정으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