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신흥국 통화들이 터키발(發) 우려에 13일(현지시간) 아시아 거래 시간 대에서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들도 내림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거래에서 리라화 가치가 미 달러 당 약 7.2400리라화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자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가 재작년 중반 이후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내려갔고, 러시아 루블화는 약 2년 반에 최저치로 고꾸라졌다. 이미 러시아 시장은 지난주 미국의 갑작스러운 제재에 타격을 받은 상황이다.
인도 루피화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약 3년 만에 신저점을 다시 썼다. 이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인 뱅크인도네시아(BI)는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터키 리라화 매도세가 글로벌 금융 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로 올린다고 발표하자 신흥국 외환시장 변동성이 급등했다.
안전 자산들이 랠리를 펼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인덱스는 96.505로 약 1년 반만에 최고치로 상승했고, 일본 엔화 가치는 2거래일 연속 올라 1개월 반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매도세는 신흥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유로화는 1년 여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유로존 은행들의 터키에 대한 익스포저(노출) 우려 때문이다. 스페인 BBVA와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 프랑스 BNP파리바스의 터키 내 사업 규모는 유로존 은행 중 가장 크다.
전염 우려는 아시아 증시에도 퍼졌다. 우리시각 13일 오후 1시 58분 현재 MSCI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지수와 MSCI 신흥시장지수는 각각 약 2% 떨어지고 있다. 비슷한 시각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는 1.9% 가량 하락세다.
일부 분석가는 이번 신흥국 통화 급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DBS의 분석가들은 노트에서 "터키에 의미있는 노출도를 가진 아시아 국가들은 없기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터키 위기로 인한 전염 효과는 아시아에서 근본적으로 없을 것"이라며 터키 재료 만으로 채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조정이 나타난다면 이를 매수 기회로 볼것이라고 분석했다.
터키 리라[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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