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시 군사시설 촬영 혐의로 구속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북한을 방문한 한 30대 일본인 남성이 당국에 구속됐다고 일본 재팬타임스가 교도통신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좌)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소식통에 따르면 30대 남성은 한 외국 여행사가 마련한 패키지 관광을 통해 북한 서부 항구도시 남포를 방문했다.
닛폰TV 계열 매체인 NNN은 이 남성이 영상 크리에이터로, 남포시에 있는 군사시설을 촬영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관리들은 그의 구류 조치가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970년대와 80년대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들 중 5명은 7년 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정부 아래 송환된 바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일본인 납치 문제를 놓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을 주선해 왔지만 아직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은 공식적으로 17명이 북한에 억류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양국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4월, 일본과 협상하기 위한 실무진을 꾸렸다.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지정학적 상황 속에서 일본과 대화를 모색하기 위한 북한의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 정부 관리는 "북한은 이번에 억류한 이 남성을 일본과의 협상을 위한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며 북일 정상회담 전망이 어두워졌다고 평가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관리는 아직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며 남성의 방북 목적 등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다.
일본 정부는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을 포함한 외교적 경로를 통해 남성을 석방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외무성은 국민에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의 일환으로 북한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싱가포르, 이란 방문 후 베이징국제공항에서 모습을 드러낸 11일, 일본인 억류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