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침일에 따라 전기요금 '들쑥날쑥'
공정위, 일방적인 한전 검침 'NO'
8월부터 검침 희망일…소비자 선택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전력 검침일에 따라 전기요금 차이가 발생하자, 공정당국이 전기사용자가 원하는 날에 검침 할 수 있도록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는 8월부터 한국전력공사에 검침 희망일을 요청할 경우 누진요금제 부담을 분산할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고객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검침일을 정한 한국전력의 불공정약관 조항에 대해 시정 조치한다고 6일 밝혔다. 한전은 약관심사과정에서 해당 조항을 자진 시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전기이용 소비자들은 오는 24일 이후 검침일 변경을 한전에 요청할 수 있다. 이달 검침일 변경을 요청하면 8월 요금계산 기간부터 적용이 가능하다.
한전에서 정한 검침일에 따라 현행 전기요금은 동일한 전력량을 사용해도 누진율이 달라지는 등 상당한 전기요금 차이가 발생한다.
특히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 사이에는 냉방기 등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검침일에 따라 요금계산이 집중되는 구조다. 이는 높은 누진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한전이 일방적으로 검침일을 정하는 불공정약관 시정 [출처=공정거래위원회] |
예컨대 검침일이 7월 1일인 경우 사용량 400kWh에 대한 전기료는 6만5760원이 부과될 수 있다. 반면 검침일이 7월 15일인 경우 600kWh로 13만6040원이 부과되는 식이다.
즉, 전력사용 피크기간인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 사이의 검침일을 조정할 경우 한 달 전기료의 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다.
그 동안 검침일에 따라 전기요금이 널뛰기하는 문제는 연신 지적돼온 사항이다. 2014년 8월 주택용 전력 소비자들이 한전을 상대로 낸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판결에서 더욱 불거졌다.
공정위는 한전이 검침일을 일방적으로 정하고 소비자에게 선택할 수 없도록 규정한 약관을 무효로 판단했다. 검침일에 따라 요금이 달라질 수 있다면 고객의 희망으로 검침일이 자유롭게 결정돼야한다는 취지에서다.
신설되는 세부 조항에는 ‘원격검침의 경우 고객의 요청에 따라 검침일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기타 일반 검침의 경우 한전과 협의하여 검침일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함’을 뒀다.
원격검침의 경우는 고객 요청에 따라 검침일 변경이 가능하다. 기타 일반검침의 경우에는 한전과 협의해 정기검침일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정기검침일을 변경(동일고객)한 경우 1년 이내 재변경은 불가다.
배현정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이번 전기공급분야의 불공정 약관 시정을 통해 다수의 전기이용 소비자들의 검침일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되는 등 누진요금제에 따른 부담을 분산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한전과 협의의 경우 소비자 희망검침일과 인근 검침순로를 감안해 정기검침일을 조정하거나 자율검침(소비자가 유선 또는 사이버지점을 통해 검침정보를 제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