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우려에 안전자산 수요 증가하며 세계증시 하락, 미달러 상승
이탈리아 정국 혼란에 국채와 은행주 하락
구리, 3일 연속 하락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또 한차례의 관세전쟁을 예고하면서 세계증시가 3일 하락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정국 혼란이 다시금 불거지면서 이탈리아 국채와 은행주가 매도세에 몰렸다.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유럽증시 초반 0.1% 하락하며, 주간 기준으로 4주 간 이어온 상승 흐름을 중단할 전망이다.
간밤 뉴욕증시의 기술주 랠리가 아시아증시까지 이어졌으나 무역 긴장으로 인해 상승세가 억제됐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지수는 이날 0.05% 상승했으나, 주간 기준으로는 0.5% 이상 하락했다.
이날 미국 고용지표를 앞둔 경계심도 투심을 위축시키고 있다. 미국 경제가 역대 두 번째로 긴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고용지표가 미국 경제의 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신호로 소화될 전망이다.
SEB 전략가들은 “현재 증시 흐름을 좌우하는 재료는 무역전쟁 우려, 경제성장 리스크, 2분기 강력한 기업 어닝”이라고 전했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크그룹에 따르면, 미국 S&P500지수 상장기업들의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나타난 관세 언급이 1분기 보고서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3주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0주 만에 최고치에서 후퇴했다. 유로/달러는 6월 말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 1개월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한편 지오반니 트리아 이탈리아 신임 재정경제부 장관이 포퓰리즘 정부로부터 지출을 늘리고 유럽연합(EU)의 재정 규율을 어기라는 압력을 받고 있으며, 이 문제로 인해 강제 사임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이탈리아 국채와 은행주가 매도세에 몰렸다.
트리아 장관의 사임은 정부지출 확대와 조기총선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연정을 구성한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 겸 부총리의 권한을 한층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2년물과 5년물 국채 수익률이 22~25bp(1bp=0.01%포인트) 오르며 6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또한 이탈리아 증시의 은행주들은 0.8% 하락하며, 6월 초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날 미국 원유재고가 곧 다시 감소할 것이란 보고서에 상승랠리를 펼쳤던 국제유가는 소폭 반락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톤당 6107달러로 0.5% 하락했다. 무역 긴장이 고조되며, 세계 경제 체력의 척도로 간주되는 구리 가격은 주간 기준으로 2.8% 하락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