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고율 관세 위협에 중국 증시 출렁
장기화하면 미국도 물가 산업 타격 전망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미국의 25% 고율 관세 확대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과 전문가들은 '충분한 대비가 돼 있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실적으로 미국이 고관세 부과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중국 상무부는 2일 논평을 통해 “미국이 한쪽에서는 2000억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높이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중국과의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말한다”며 미국의 일관성 없는 태도를 비난했다.
이어 상무부는 “중국은 미국의 무역전쟁에 대응할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며 “국가존엄과 인민의 이익을 지키고 무역 다자주의를 수호하겠다”고 전했다.
[이미지=바이두] |
앞서 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당초 계획했던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 심화 우려에 2일 중국 상하이지수는 2% 급락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관세 위협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투신촨(屠新泉) 대외경제무역대학교 교수는 21스지징지바오다오(世紀經濟報道)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고관세 부과 카드는 중국과 타협하기 위한 블러핑에 불과하다”며 “중국의 저항 의지를 꺾어 놓고 최종 협상에서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3개월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8% 넘게 하락하면서, 미국의 고관세 부과가 실질적인 효과를 얻지 못했다”며 “관세를 더 높인다 해도 중국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먀오제(余渺傑) 베이징대학교 국가발전연구원 부원장은 “미국이 2000억달러에 대한 고관세 비율을 더욱 높이겠다고 협박한 것은, 사실상 고관세 부과 범위를 더 이상 확대할 수 없다고 시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5000억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위협했었다.
위먀오제 부원장은 “5000억달러는 중국산 수입품 거의 전체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중국의 저렴한 일용소비품 및 생산재에 고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물가가 급등하고 산업이 타격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 미국 경제의 회복세에 기대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중국을 압박하려 하고 있으나, 미국 경제 관료들도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칭화대학교 국제경제연구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25% 고관세 범위 확대가 중국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고관세 부과를 확대할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연간 500억달러(11%) 정도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전체 중국 GDP 대비 0.4%에 해당하는 규모로, 무역 혼란을 초래할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 역시 3일 새벽 ‘미국의 협박은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할 것’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국을 비난했다.
신문은 “500억, 2000억, 5000억달러로 ‘규모’를 높이던 미국이 이제는 10%, 25%로 ‘비율’을 높여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무역전쟁을 지속한다면 중국과 미국 모두 손해를 볼 수밖에 없지만, 중국은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또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으나, 먼저 서로 평등한 조건에서 믿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