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조기혁 교수 “열섬 현상, 도시계획으로 개선 가능”
도로 주변특성 따라 1.5도 차...녹지 확보해 바람길 열어야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도심의 뜨거운 열섬을 줄이기 위해서는 도로의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연일 가마솥 열기가 도심을 달구는 가운데 도심 도로 주변에 녹지를 확보해 바람길을 열고 차로를 줄이는 ‘도로 다이어트’를 하면 도심 온도를 1.5도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에 따르면 이 대학 도시환경공학부 조기혁 교수팀은 여름철 울산 도심 온도가 외곽보다 평균 2.5도 높고 이 중 약 1.5도의 온도 차이는 도로 개방성, 도시설계 등 도심의 물리적 특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림) 하절기 시간별 열섬 현상 강도 변화 그래프 : 울산 여름철 야간(00:00)에 교외의 기온(점선, Rural Temperature)와 도심(동그란 점, Urban Center)의 온도를 비교하면 약 2.5도의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8.08.01 [자료=UNIST] |
이번 연구는 건설공학 분야 권위지 ‘건물과 환경(Building and Environment)’ 최근호에 실렸다.
열섬 현상은 도시 중심부의 기온이 외곽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주요 원인은 뜨겁게 달궈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비롯해 건물 냉난방, 자동차, 산업공정 등에서 발생하는 열이다. 이는 열대야 현상을 일으키고 오존과 미세먼지의 생성으로 이어져 대기질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연구 필요성에 따른 이번 논문의 기온 데이터는 지난 2016년 연구팀이 직접 설치한 44개소의 측정소에서 1년간 수집됐다.
연구진은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기온을 측정하기 위해 도로변 가로등을 중심으로 측정기기를 설치했다. 측정지점에서는 온도뿐만 아니라 주변 도로의 너비, 빌딩의 밀도, 하늘 조망 등을 함께 측정해 물리적 특성을 비교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 조기혁(왼쪽) 교수와 논문의 제1저자인 김민준(오른쪽) 대학원생 [자료제공=UNIST] |
조기혁 교수는 “도심과 외곽지역의 입지에 의한 차이는 변동의 여지가 없지만 1.5도의 온도차는 도로변의 설계 특성 등에 의해 변화가 가능한 부분”이라며 “ 도심지의 도로 주변에 녹지를 확보해 개방성을 높이면서 차로를 줄이고 보도를 넓히는 ‘도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조 교수는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시의 큰 건물들을 주요 도로에서 조금 떨어지게 짓는 것만으로도 열섬 현상이 완화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녹지와 바람 길을 마련하는 등 시민친화적 공간계획을 위한 연구와 정책을 추진한다면 열섬 현상 완화와 대기질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