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환율 상승 이어져 리스크 선반영 상태
신흥국 주시해야하나 국내 증시 큰 영향없을 듯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환율정책에 대해 비판적 말을 쏟아내면서 무역전쟁에 이은 환율전쟁 우려가 커지 탓이 크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갈등으로 나타날 신흥국 충격을 우려하면서도, 국내 주식과 채권의 경우 환율변동에 따른 큰 파장은 적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미국 국기 앞에서 손을 내밀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31.4원)보다 2.7원 오른 1134.1원으로 출발했다. 13시 3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34.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은 미중 갈등에 따른 영향이 크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EU(유럽연합)가 그들의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금리를 낮추고 있는 반면, 미국 달러화는 금리를 올리면서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해 달러가치가 강해지면서 미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발언 이후로 위안화 가치는 급락했고, 위안화가 떨어지자 23일 원·달러 환율도 장중 7원 가까이 하락하는 등 전 거래일 대비 2.3원 내린 1131.4원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도 흔들렸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환율 변동성 확대 우려에 전 거래일보다 0.87% 빠진 2269.3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4.38% 빠진 756.96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간 환율전쟁이 신흥국 금융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국내 증시나 채권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환율은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였고, 이미 무역분쟁 등 미-중 관련 리스크가 많이 반영된 상태라는 것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 어제(23일) 국내 증시가 빠졌던 건 환율 영향보다는 바이오주의 부정적인 평가 등이 맞물린 심리적 이유가 크다”며 “지금 나오고 있는 위안화 약세, 원화 약세 등 환율 상승에 따른 증시 영향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어제 하락이 과도했던 탓인지 오늘은 오히려 반등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평소 같았으면 환율 따라 지수도 악영향을 받았겠지만, 최근 무역분쟁도 계속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고, 환율이 오른 것 때문에 증시가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채권시장도 환율 영향은 없다고 분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환율은 연초부터 계속 올라오고 있고 최근 오르는 과정에서도 외국인 현물ㆍ현금 매수가 이어져 왔다”며 “지금 채권은 환율에 의해 흔들리는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시장은 환율에 영향을 받을 거 같진 않다"며 "소버린 리스크(국가부도위험)로 번지는게 아닌 이상 외국인 이탈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