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안 고시 후 10일간 이의제기 접수
최저임금 30년 역사상 재심의 사례는 없어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경영계가 요구하고 있는 내년 최저임금 재심의 여부가 불투명하다. 장관 고시일인 8월5일까지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최저임금 30년 역사상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을 번복한 사례는 한 차례도 없다.
20일 고용노동부와 행정안전부의 전자관보에 따르면 이달 23일 '2019년도 적용 최저임금안' 고시가 예정돼 있다.
최저임금안이 고시되면 고용부는 한국노총·민주노총 등 양대노총을 포함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등 6개 노·사 단체들로부터 10일간 이의제기 접수를 받고, 재심의 요청이 들어오면 이를 검토해 재심의 여부를 판단한다.
최저임금법 제8조 3항에 따르면 '고용부 장관은 제출된 최저임금안에 따라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인정하면 20일 이내 그 이유를 밝혀 최저임금위원회에 10일 이상 기한을 정해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만약 최저임금 협상 단체들이 최저임금안 고시 기간 동안 고용부에 내년도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청해 고용부 장관이 이를 수용하거나, 최저임금위의 최저임금 심의·의결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고용부 장관이 재심의 요청을 하면 심의가 다시 열릴 수 있는 것이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들이 14일 오전 '제15 전원회의'를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결정 짓고 브리핑을 열고 있다. 2018.07.14 [사진=뉴스핌DB] |
하지만 재심의 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최저임금 제도가 시행된 1987년 이후 2017년까지 30년간 재심의가 이뤄진 사례는 한 차례도 없다.
때문에 최저임금위의 최저임금 결정을 번복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인정해 고용부도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최저임금위는 고용부 산하의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관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지만 지금까지 최저임금 재심의가 이뤄졌던 사례가 없었던 건 사실"이라며 "우선 최저임금안 고시 이후 접수되는 이의제기서 확인 후에 재심의 여부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관련 정부 관계자도 "23일 최저임금안 고시가 관보에 올라가고 10일간의 이의제기 신청기간을 두면 내년도 최저임금 장관 고시일인 8월 5일까지 일정을 맞추기도 빡빡하다"며 "최저임금 심의·의결기구에서 투표로 인해 정당하게 진행된 만큼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최저임금(8350원) 결정에 불복한 경제단체들은 최저임금안 고시 전부터 분주히 재심의 요청을 준비 중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이어 경총도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반반해 정부에 재심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전국 600만 소상공인의 권익을 대표하는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고용부에 이의신청을 제기, 재심의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연합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따르지 않는 모라토리엄(불이행)을 선언하고 각자 자율협약에 맡긴다고 발표한 바 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