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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김병준이 꺼내든 '당협위원장 교체' 칼자루

기사입력 : 2018년07월18일 18:19

최종수정 : 2018년07월18일 18:22

"2020년 공천권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홍준표 전 대표도 당협위원장 물갈이해 친박계 몰아내
"현역의원의 당협위원장 박탈? 결국 인적 쇄신하겠다는 의미"

[서울=뉴스핌] 이지현 김승현 기자 = "애초에 공천권 관련해 어떤 것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당대표로서 당협위원장 교체 권한을 갖고 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18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은 말을 꺼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 비대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7.18 kilroy023@newspim.com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칼자루를 드리겠다"면서 2020년 총선 공천권을 언급했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그 칼자루를 받지 않았다. 대신 자신만의 칼을 꺼내들었다.

현실적으로 김 비대위원장이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당 비대위 체제는 길어도 내년 초까지밖에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총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렇다고 권한이 아예 없는 비대위는 꼭두각시가 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김 위원장이 언급한 것이 바로 '당협위원장 교체권한'이다.

당협위원장은 지역구별로 존재하는 당원협의회의 대표자를 말한다. 지역 지구당 조직을 관장할 수 있는 자리다. 그래서 당 대표가 전국적으로 조직 기반을 넓히기 위해 당협위원장직에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앉히기도 한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해 말 홍 대표는 현역의원 4명과 원외 위원장 58명을 대폭 물갈이했었다. 당시 서청원·유기준·배덕광·엄용수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자격을 박탈당했다. 친박계 의원들을 몰아내고 홍 전 대표가 자신의 사람을 심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당협위원장 교체권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2020년 총선에 당장의 영향력을 미칠 수는 없지만, 당협위원장 자리에 자신의 구상대로 사람을 앉혀놓으면 간접적으로나마 총선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공천까지 1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지금 가능한 수단이 당협위원장 교체밖에 없을 것이다. 당권을 쥔 비대위원장으로서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얼마나 칼을 휘두를지는 모르겠지만, 협조가 안되고 당내 통합과 혁신에 저항하는 세력이 있다면 과감한 교체 카드를 쓸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으면 다음 총선 때 유리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간접적으로나마 2020년 공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당협위원장 교체권을 언급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제가 말하는 가치, 이념체계를 바로 세우는 일에 얼마나 동참하는가, 그 노선에 같이 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평가가 나올 것"이라면서 "신념체계가 전혀 다르거나 정책 방향을 도저히 공유하지 못하겠다는 분이 있으면 길을 달리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조근조근 말했지만, 말 속에 뼈가 있다. 

새로운 보수정당 설립에 동의하지 않거나 반목할 경우 과감히 내치겠다는 엄포나 마찬가지인 발언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 비대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전국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8.07.17 kilroy023@newspim.com

일각에서는 당협위원장 교체권이 곧 인적쇄신을 의미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곧바로 총선이 있으면 비대위원장에 힘이 실리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을 통제할 수단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당협위원장 교체권을 언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현역 의원인데 당협위원장 자리를 놓게 되면 당내 경선을 할 때 불리하다"면서 "그런 면에서 이번 경우도 결국 인적 쇄신을 한다는 얘기다. 친박계 당협위원장을 많이 몰아내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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