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명예교수, 한국당 비대위원장으로 추인
기대감과 우려 공존해…"혁신 적임자"vs "탐탁치 않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결국 김병준 국민대학교 명예교수가 칼자루를 쥐었다. 김 교수는 17일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를 통해 혁신 비대위원장으로 추인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비대위원장이 된 김 교수에 대해 기대감과 함께 우려를 표했다. 신념이 확고해 당 혁신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와 함께 혁신 성향이 지나쳐 당내 일부 의원들과의 충돌이 우려된다는 평가가 공존했다.
◆ "김병준 교수, 신념 강한 분…야당 선명성 부각시켜줘야"
대부분의 의원들은 김 비대위원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신념이 강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 비대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전국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8.07.17 kilroy023@newspim.com |
한 비박계 의원은 "제가 아는 그 분은 철저한 시장경제주의자다. 국가의 과도한 개입은 나라 경제를 그르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잘 할 것"이라며 "다른 것보다 워낙 기울어져 있는 상황인 만큼 보수 재건을 위해 보수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그에 맞춰 우리가 행동할 수 있는 여러 좌표들을 설정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초선의원은 "계파색이 옅고 신념이 강한 분이어서 좋은 선택"이라면서 "야당으로서의 선명성, 대안정당으로서의 역할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김 교수를 최종 비대위원장 후보로 선정하면서 "김병준 교수는 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아 참여정부 정책 혁신을 주도한 분"이라면서 "학자적 소신을 갖고 냉철한 현실인식과 날카로운 비판정신을 발휘해줄 분 이라고 생각해 비대위원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한바 있다.
◆ "탐탁치 않다"…당내 의원과의 충돌 우려도 없지 않아
일각에선 적지 않은 우려도 감지된다. 김 위원장의 확고한 신념이 오히려 당내 의원들과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
한 친박계 의원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경우 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보수의 가치를 새로 정립하려 할 것"이라면서 "문제는 그 과정에서 기존 보수의 가치를 표방하던 세력과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전국위원회에서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2018.07.17 kilroy023@newspim.com |
친박계 의원들과의 갈등도 김 비대위원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한 친박계 의원은 김병준 위원장에 대해 "탐탁치 않다"면서 "당내 화합을 원활히 추진하기 어려운 인물인데다, 왜 보수쪽 사람들 다 놔두고 반대쪽 사람만 모셔올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한국당은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김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이 이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지난 16일 열린 의총에서 김 원내대표의 사과가 있었고, 비대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에 대부분의 의원들이 동의하면서 일단 갈등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김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주장과 비대위원장 선출의 절차적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는 만큼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또 친박계 의원들이 올해 중 조기 전당대회를 강력히 주장하며 '관리형 비대위'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 달리, 김 교수는 17일 전국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전당대회까지 생각하고 있다. 당의 많은 분야를 바꾸는 '혁신'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만큼 비대위 운영 과정에서도 이견이 끊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김 위원장이 이 같은 이견을 얼마나 잘 조정해가며 당을 쇄신하고 통합하느냐에 달려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당 개혁과 함께 화합과 통합이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최우선 과제일 것"이라면서 "일각에서는 화합과 통합을 이뤄내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오지만, 김성태 원내대표와 당내 의원들이 지지해주겠다고 한 만큼 일단 기대를 걸어본다"고 전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