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 18개 지주사 내부거래비중 55%
배당수입보단 브랜드수수료‧부동산임대료에 집중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브랜드수수료와 부동산임대료‧컨설팅수수료 수입이 대기업 지주회사의 주된 돈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셀트리온홀딩스‧코오롱‧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등 지주사 4곳은 브랜드수수료‧부동산임대료 등의 수입이 배당보다 70% 이상 많았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주회사의 수익구조 및 출자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자‧손자회사 등과 내부거래를 하는 대기업집단 지주회사의 비중이 55%에 육박했다. 그룹 전체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전환집단)한 18개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전환집단은 그룹전체의 소유구조를 개선한다는 명목 하에 생겨난 지주회사들이다. GS·세아홀딩스·제일홀딩스·하이트진로홀딩스·한진중공업홀딩스·아모레퍼시픽그룹·LS·SK·CJ·한솔홀딩스·동원엔터프라이즈·한진칼·LG·부영·셀트리온홀딩스·한라홀딩스·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코오롱 등이다.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매출액을 보면 배당 외 수익의 비중은 43.4%에 달했다. 즉, 자‧손자회사 등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배당 외 수익인 브랜드수수료‧부동산임대료‧컨설팅수수료 등을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스핌 DB] |
이는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수익구조에서 드러난다. 공정위가 조사한 ‘18개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매출액 대비 배당외 수익 비중 분포’를 보면, 배당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0.8%에 불과했다.
18개사 중 11개사의 배당수익 비중은 50% 미만이다. 특히 부영·셀트리온홀딩스·한라홀딩스·한국타이어·코오롱은 배당수익 비중이 20% 미만에 불과했다.
한라홀딩스·한국타이어·코오롱은 각각 4%, 15%, 19%에 머물렀으며, 부영·셀트리온홀딩스는 배당수익이 아예 없었다.
반면 배당수익 비중이 90% 이상인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배당수익 비중이 90~50%인 지주회사는 하이트진로홀딩스(88%)·제일홀딩스(82%)·세아홀딩스(76%)·GS(74%)·LS(69%)·아모레퍼시픽그룹(69%)·한진중공업홀딩스(56%) 등이다.
18개사 중 배당외 수익 비중이 50% 이상인 곳은 8개사다. 부동산임대를 수입원으로 삼고 있는 셀트리온 홀딩스는 배당외 수익 비중이 90% 이상이었다.
배당외 수익 비중이 90~70% 규모인 곳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84.7%)·한솔홀딩스(78.8%)·코오롱(74.7%) 등이다. 배당외 수익 비중이 70~50%인 곳은 부영(64%)·CJ(62.7%)·한진칼(58.5%)·LG(55%)였다.
배당외 수익 비중이 20% 미만인 곳은 제일홀딩스(14.4%)·하이트진로홀딩스(11.7%)·SK(6.8%)·한라홀딩스(3.7%)이다.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배당외 수익 비중이 기타 지주회사와 비교할 경우에도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기타지주회사를 보면, 일반집단 소속 지주회사의 배당외 수익 비중은 28.1%다. 중견 지주회사의 배당외 수익 비중은 13.9%에 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전환집단 지주회사 18개 모두 부동산임대료·브랜드 수수료·컨설팅수수료 중 최소 1개 항목에서 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원별 수취 현황을 보면, 부동산임대만 수취하는 곳은 셀트리온 홀딩스였다. 브랜드수수료만 거둬들이는 곳은 하이트진로홀딩스였다.
브랜드수수료와 경영컨설팅수수료를 수취하는 곳은 한솔홀딩스였다. 부동산임대와 브랜드수수료를 수취하는 곳은 SK·LG·GS·한진칼·CJ·부영·LS·제일홀딩스·코오롱·한라홀딩스·한진중공업홀딩스로 조사됐다.
부동산임대·브랜드수수료·경영컨설팅수수료 모두 거둬들이는 곳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동원엔터프라이즈·세아홀딩스·아모레퍼시픽그룹이었다.
아울러 전환집단 지주회사는 자회사보다 손자회사‧증손회사를 늘리는 방식으로 지배력이 급격히 확대됐다. 전환집단 지주회사를 보면 소속회사 수가 2006년 15.8개에서 2015년 29.5개로 급증했다. 무려 86.7%포인트가 증가한 규모로 같은 기간 전체 지주회사의 소속회사 증가율(25.3%포인트)보다 높다.
지주회사 체제 내에서 소속회사별로 증감 내역을 보면, 손자회사는 2006년 6.0개에서 2015년 16.5개로 175.0%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006년 9.8개에서 2015년 10.5개로 7.1%포인트 증가한 자회사수보다 큰 경우다.
자·손자·증손 등 소속회사들과의 내부거래 비중은 55%로 전체 대기업집단 소속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평균 내부거래비중(14.1%)을 크게 상회했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전환집단 지주회사의 내부거래는 브랜드수수료·부동산임대료·컨설팅 수수료 등 배당외 수익 관련 거래가 대부분”이라며 “전환집단 지주회사는 보유중인 자회사들의 지분율 평균이 낮을수록 배당외 수익의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이어 “배당외 수익 거래는 대규모내부거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50억원 미만)가 많아 대부분 지주회사는 물론 거래상대방 회사(자‧손자‧증손회사)에서도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며 “총수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 및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지주회사의 수익구조 및 출자현황 분석결과 [출처=공정거래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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