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개 이상의 암호화폐 가치 1센트 미만으로 거의 사장돼
ICO 통해 새로운 가상화폐 탄생되지만, 사기로 드러나거나 실제 상품으로 이어지지 않아
비트코인, 지난해 기록한 사상최고치인 약 2만달러에서 70% 가량 추락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 18개월 간 암호화폐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지만 800개 이상이 사장돼, 가상화폐 시장이 2000년 당시의 닷컴버블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가 진단했다.
새로운 가상화폐는 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탄생된다. 스타트업 업체가 새로운 가상화폐를 만들면 투자자들이 이를 구매한다. 투자자들은 가상화폐를 구매한다고 스타트업의 지분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상화폐로 업체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대체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이유는 현재 가치가 낮지만 향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이에 따라 ICO 열풍이 불었다. 가상화폐 시장을 추적하는 웹사이트인 코인스케줄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은 ICO를 통해 38억달러(약 4조2560억원)를 조달했으며, 올해는 이미 그 규모가 119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상당수 ICO가 사기나 장난으로 드러나거나 스타트업의 제품이 구체화되지 않게 돼 사장되고 있다. 가치가 1센트 미만으로 떨어져 사장됐다고 판단되는 가상화폐를 업로드하는 웹사이트인 데드코인스에는 이미 800개가 넘는 가상화폐의 리스트가 올라와 있다.
코인데스크 데이터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치도 지난해 기록한 사상최고치인 약 2만달러에서 70% 가까이 추락했다. 비트코인의 추락은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함께 미국 나스닥 지수가 폭락한 것과 유사하다.
최근에는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 두 곳이 해킹 공격을 당하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투심이 더욱 위축됐다. 올해 초에는 ‘기자’(Giza)라는 회사의 ICO로 투자자들을 유인해 200만달러를 챙겨 잠적한 사기꾼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CO는 여전히 기업공개나 벤처캐피털을 통한 자본조달의 대체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맥스의 아서 헤이즈 최고경영자(CEO)는 CNBC의 ‘패스트 머니’에 출연해 비트코인 가치가 연말에는 5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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