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은 주 40시간 정착…세아‧현대 ‘유연근무제’ 도입
동국제강 “처벌 유예했으니 지켜 볼 것”‧포스코 “계획 수립 중”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철강업계도 정시 출퇴근을 독려하는 한편 탄력적인 근무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통상 철강업계는 평일 잔업이나 주말 특근이 많다는 등 업무 강도가 세다는 인식이 강한 만큼 근로제도 개선에 한창이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그룹은 이르면 내달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고정근로자와 선택근로자를 구분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한다.
고정근로자는 이전 근무시간과 같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한다. 반면 선택근로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필수 업무시간으로 하고, 앞뒤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오전 7시에 출근한 근로자는 오후 4시에, 오전 10시에 출근한 사람은 오후 7시에 퇴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택근로제를 택한 직원은 매달 업무시간을 조정할 수도 있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이나 세아창원특수강 창원공장, 세아제강 포항공장 등 생산거점 경우 기본적으로 4조3교대 근무조로 운영하고 있어 유연근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일부 2조 2교대 또는 상주근무조로 편성한 일부 공정은 신규 채용을 통해 4조3교대로 변경하고, 2주 단위 탄력시간제 도입과 주1회 이상의 휴무 보장 등 보완책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세아베스틸 군산 특수강 공장.[사진=세아그룹] |
현대제철은 지난 21일부터 관리직을 대상으로 유연근무제에 들어갔다. 현대제철이 시행하는 유연근무제 방식은 세아그룹과 동일하다. 당진과 포항, 울산 등 주요 공장은 4조 3교대 방식이 이미 정착, 기존대로 3개 조가 8시간씩 일하고 1개 조가 휴무를 갖는 형태를 이어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야근이 잦은 관리직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게 됐다"면서 "생산직은 교대근무로 주 52시간을 넘길 가능성이 없어, 이번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아그룹 관계자도 “구체적인 근무형태를 7월 초까지 정하고 곧 바로 시행에 들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다른 철강업체는 주52시간 시행을 앞두고 세부 계획을 수립 중이다.
선택적 근무시간제 도입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정부의 정책 방향을 조금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다만 휴일 근무 시에는 대체휴가를 권장하는 등 주 52시간에 대비한 사내 문화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정확한 지침이 아직 나오지 않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어차피 올해 말까지 처벌 기간이 유예된 만큼 당장 실행하지 않아도 걸리는 게 없다“며 ”지금은 출퇴근 시간 관리를 하는 정도다“고 설명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오는 7월 1일부터 근로시간이 주당 최대 68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토·일 16시간)에서 주당 52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단축된다. 20명~299명 사업장은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5명~49명 사업장은 2021년 7월 1일부터 적용한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는 처벌을 유예하는 기간으로 삼아 주 52시간 근무제를 위반해도 처벌하지 않을 예정이다.
동국제강 H형강 공장.[사진=동국제강] |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