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데이-모리턴 KLPGA 챔피언스 5차전
한때 골프 접었다 복귀 후 생애 첫 정상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유재희가 프로 데뷔 22년 만에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44세 유재희(볼빅)는 26일 경상남도 창원 아라미르 골프클럽(파72/5727야드)에서 열린 KLPGA 2018 좋은데이-모리턴 챔피언스 오픈 5차전서 최종합계 14언더파 130타(67-63)로 우승했다.
유재희가 챔피언스 투어 5차전서 생애 첫 우승을 안았다. [사진= KLPGA] |
22년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린 유지혜. [사진= KLPGA] |
이날 공동선두로 시작한 유재희는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4개를 낚아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후반 들어서도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쓸어 담아 첫 우승을 수확했다. 그는 KLPGA 2018 좋은데이-모리턴 챔피언스 오픈 3차전에서 이광순(49·승주CC)이 기록한 챔피언스투어 역대 최소 스트로크 우승 기록(14언더파 130타)과 타이를 이뤘다.
유재희는 우승후 공식 인터뷰서 “22년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간 것 같다. 사실 챔피언스투어에서 활동하며 첫날에는 선두로 나섰다가 둘째 날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뒷심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속상했는데 이번 우승을 통해서 모두 날려버린 기분이다. 속이 다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유재희는 “의외로 담담하다. 그냥 정말 좋아서 아무런 생각이 안 났고, 그래서 눈물 흘릴 여유도 없었던 것 같다. 오늘 버디를 9개 한 줄도 모를 정도로 경기에 집중을 많이 했던 것이 우승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항상 많은 도움 주시는 화앤담픽쳐스 유나린 대표님과 대회장을 따라다니며 도와주는 친언니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1996년 KLPGA에 입회한 유재희는 1999년까지 정규투어에서 활동했지만, 지금까지 정상에 서지 못했다.
유재희는 골프채를 던져 버렸던 일도 소개했다.
그는 “사실 그 시절 함께 활동했던 선수들이 박세리, 김미현이었다. 그 둘이 한국에서 성공하고 미국 무대에 가서도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난 왜 저렇게 못 칠까’라는 회의감을 느껴 2000년에 과감히 골프채를 손에서 놔버렸다. 하지만 2014년부터 G-투어를 시작하면서 다시 골프채를 잡았고, 열정이 생기면서 챔피언스투어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습했다”고 회상했다.
2016년 복귀한 첫 챔피언스투어 1차전에서 공동 15위를 한 유재희는 KLPGA 2016 노블레스-모리턴 챔피언스 오픈 with SBS 2차전 2위, KLPGA 2017 모리턴-원일건설 챔피언스 오픈 4차전서 2위를 하는 등 계속 순위를 끌어 왔다.
유재희는 “다시 나오면서 함께 활동하던 선,후배들과 경쟁하면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 재미있는 골프를 왜 그만뒀을까’ 하는 후회도 많이 했다. 이번 우승을 통해 다시 한 번 동기부여가 됐다. 올 시즌 1승을 더 추가해 다승자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할 예정이다. 오랜 시간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성자 프로님을 보며 많이 배운다. 정말 존경스럽고,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해 따라가려고 한다. 내가 박성자 프로님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하듯이, 내 후배들이 나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존경할 만한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회에서는 차지원(45·볼빅)이 최종합계 11언더파 133타(67-66)로 2주 연속 준우승, 이광순은 최종합계 6언더파 138타(71-67)로 단독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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