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포함 아시아 통화 하락..각종 중간재 공급 국가 타격 클 것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아시아 신흥국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한국과 대만이 커다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전면전에 나서면서 공급망에 교란이 발생, 중국에 중간재 판매 비중이 높은 국가가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캐피탈 이코노믹스와 JP모간은 투자 보고서를 내고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면전이 고조, 본격적인 무역전쟁이 전개될 경우 한국과 대만을 필두로 동남아시아 신흥국이 상당한 불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국가는 반도체 칩과 컴퓨터 및 휴대폰 스크린,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중간재를 중국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이 같은 중간재를 공급 받아 완성품을 제조, 미국에 수출한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이 상호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실제 시행할 경우 공급 네트워크가 통째로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측은 총 45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품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JP모간은 보고서를 통해 전자제품이 포함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미국이 발표한 대규모 관세를 실제 시행할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충격은 고스란히 중국 기업에 중간재를 납품하는 아시아 신흥국으로 번질 것이라는 얘기다.
JP모간은 보고서에서 “전자제품은 특성상 집중된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본격 시행하고 나서면 아시아 지역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아시아 신흥국 통화가 동반 하락한 한편 해외 자금이 이들 지역에서 대규모로 빠져나간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연초 이후 대만 달러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2% 가까이 내렸고, 한국 원화는 4% 이상 떨어졌다. 싱가포르 달러화와 태국 바트화 역시 같은 기간 1% 내외로 하락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관세 해당 품목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아시아 공급 업체의 정확한 손실액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