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외화 환율 안정세, 상인들도 북한 돈 결제수단 인정
"예전에는 고급식당서도 거절했는데 이제는 예사롭게 받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핵개발로 고립됐던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등 최근 대외 개방의 가능성을 보이자, 북한 장마당(시장)에서 화폐 유통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간 외화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상인들이 북한 돈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7일 평안북도 신의주의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지금까지 조선 돈(북한 화폐)이라면 어린애들도 외면했는데, 지금은 장거리 개인 택시를 이용해도 운전수들이 조선 돈을 받고 있다"면서 "요즘 택시운전수들은 달러나 위안화처럼 조선 돈도 부담없이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 창전거리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이 소식통은 "며칠 전에 식당에 갔을 때에도 식당 책임자가 손님들의 밥값을 조선 돈으로 받는 것을 목격했다"며 "전에는 고급 식당에서 손님들이 조선 돈을 지불하면 식당 책임자가 인상을 쓰거나 아예 거절했는데, 이제는 예사롭게 받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기존에 장마당에서 조선 돈을 사용하는 경우는 위안화나 달러로 상품 값을 지불하고 거스름돈을 받을 때나 할 수 없이 사용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장마당 매대상인들이 세탁기, 냉동기 같은 값비싼 물건을 팔면서 거리낌 없이 '조선 돈도 받는다'는 말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했다.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최근 평양시 택시 운전수들도 조선 돈을 받고 있는데 운전수들이 퇴근 후 돈장사꾼(환전상)을 찾아가면 즉시 정해진 환율로 달러를 바꿔주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소식통은 "조선의 무역은 중국과의 정상적인 무역이나 밀무역 할 것 없이 위안화나 달러로 결제가 되기 때문에 국영상점이든 시장이든 외화가 기본 화폐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조선 돈이 널리 유통된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