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되는 날, 전직 대통령들 일화도 '각양각색'
故YS·DJ·노무현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 열고 국정 챙겨
이명박 전 대통령, 국무회의 주재..비서진과 현안 토론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국민담화로 여론 조성에 공 들여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취임 1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조용한 행보가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 중 세 번째로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지 않고 외부 일정 없이 청와대 경내에 머물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9일 조기대선으로 당선돼 2018년 5월 10일을 기점으로 취임 1년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인근 주민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든 음악회’을 열고, 조촐한 취임 1주년 기념식을 가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행사는 청와대 녹지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청와대 인근 주민들과 서울맹학교, 서울농학교 학생들과 교사들도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형석 작곡가의 피아노 연주 등 주요 공연들이 음악회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진행된 한중일 정상회담 결과를 점검하고, 오는 22일 열릴 예정인 한미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도서·벽지·접경지역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기념행사를 가졌다. <사진=청와대> |
◆ 취임 1년 되는 날 국무회의 주재했던 MB...靑 비서진에 "생즉사, 사즉생" 주문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1주년에 어땠을까.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기준, 고(故)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촛불집회 여파로 따로 기자회견을 가지지 않았다. 대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비서진들에게 이순신 장군의 '생즉사, 사즉생(生則死 死則生)' 각오를 주문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기자회견 대신 대국민담화를 가졌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1주년 대국민담화에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 4만달러 시대’를 골자로 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 문 대통령, '고공행진' 지지율 덕에 여유 있는 1년 맞아
취임 1주년을 맞는 문 대통령의 '조용한 행보'를 두고 일각에선 "높은 지지율 덕에 비교적 여유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문재인 정부 1년의 특징 중 하나는 '촛불민심'이라는 강력한 지지기반을 토대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비판적으로 접근하자면 70~80%를 넘나드는 국정지지율과 50%대 정당 지지율이 뒷받침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국정을 설명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이어 “지금이야 그렇지만 2~3년 지나면서 실질적인 성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대북정책에 '올인'하다보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낮은 경호, 탈권위, 소통도 좋지만 너무 거기에 치중하다보면 경제라든지 다른 현안에 대한 국민들의 의문이 점점 쌓여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