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칼럼 통해 트럼프 정책 기조 비판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다른 나라들은 '법의 지배(Rule of law)' 논리를 들어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힘이 '정의를 만든다(Might makes Right)’는 논리로 핵보유를 정당화하는 미국의 정책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비판했다.
제프리 교수는 8일(현지시각)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칼럼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는 핵무기확산방지조약(NPT) 준수를 요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도 같은 이유로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가하게 하고선 자신들은 뻔뻔하게 NPT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미국이 NPT를 빌미로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실 미국이 추구하는 것은 타국의 비핵화가 아닌 자국의 핵 지배력이라면서 그 뻔뻔함이 놀라울 정도라고 비꼬았다.
제프리 교수는 지난 2월 발간된 핵태세 점검 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대대적인 핵무기 현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NPT 조약 의무에 대해서는 단순한 립서비스만을 하는데 그쳤다고 주장했다.
실제 보고서는 “NPT 조약 목표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여전히 강력하다”면서도 “그러나 현재의 환경은 단기적으로 핵무기 축소를 위해 나아가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보고서 내용은 핵무기는 핵 보유 국가들 간 핵 공격을 막고 대규모 재래전도 예방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변함없는 사실에 기반한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미국은 다른 국가들은 비핵화해야 하고, 자신들의 비핵화는 “어려우며(challenging)” 핵무기가 미국의 군사적 니즈를 충족한다는 사실에 어긋나는 것임을 밝힌 셈이다.
제프리 교수는 미국의 NPT 의무 위반은 둘째치고 미군의 필요성이 전쟁 억지력에 있지 않다는 점도 커다란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중동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전쟁을 선택한 단연코 세계 최대 전쟁 유발 국가라는 것이다.
이어 단연코 북한의 신속하고 성공적인 비핵화를 촉구해야겠지만, 그와 동시에 마찬가지의 시급성을 갖고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핵 문제도 다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