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북미회담 앞두고 공동전선 강화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계별, 동시적 조치'를 통한 비핵화 추진을 강조했다. 이는 'PVID(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목표로 북한의 '선(先) 핵 포기'를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와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어서 향후 북미간 치열한 기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좌)이 랴오닝성 다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회동하고 있다.[다롄 신화사=뉴스핌] |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 머물며 북중 관계 강화및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양 정상의 만남은 지난 3월 말에 이어 40여일 만에 다시 전격적으로 이뤄졋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확고부동하고 명확한 입장"이라면서 "유관 각국이 대북 적대정책과 안전에 대한 위협을 없앤다면 북한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고 비핵화는 실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북미대화를 통해 상호신뢰를 구축하고 유관 각국이 단계별, 동시적으로 책임 있게 조처하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추진해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를 실현하길 바란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발언은 북한 정부의 비핵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거듭 밝히면서 관련 당사국들이 단계별로 검증과 보상을 통해 비핵화 프로세스를 밟아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과거 북한이 한반도 6자회담 등을 통해서 강조해온 '행동 대 행동' 방시의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방법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와함께 비핵화가 북한의 체제 보장을 의미하는 한반도 영구적 평화 체제 구축과 병행해서 이뤄져야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좌)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다롄의 휴양지 방추이다오(棒槌島) 해안가를 거닐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다롄 신화사=뉴스핌] |
한편 김 위원장은 "한 달여 만에 회담을 다시 하게 되면서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북중 우호관계를 신시대 요구에 맞도록 추진하며 더욱 긴밀하고도 전면적인 발전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김 위원장의 다롄 발언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언급했던 리비아식 모델인 '선 핵 포기, 후 보상'방식에 대한 거부감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도 "최근 김 위원장이 한반도 대화 및 정세 완화 국면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해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한 뒤 "중국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견지와 북미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관 각국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역내 영구적 평화를 실현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발휘하길 원한다"며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방식에 힘을 실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시 주석의 확고한 지지를 재차 확인함으로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한층 제고하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시 주석 또한 북한과의 전통적인 우호와 함께 향후 긴밀한 협력을 거듭 강조하면서 '차이나 패싱(중국배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한편 향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이행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과 발언권을 담보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북중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북중관계 강화에 크게 만족감을 표시했으며 향후 한반도 정세 변화 과정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