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김정은의 '말.말.말.' 호감도까지 동반 상승
김 위원장 "언제라도 청와대 가겠다" 발언 등 화제
'은둔형' 독재자의 탈 벗나..글로벌 '이슈메이커' 부상
[서울=뉴스핌] 장동진 기자 = 남북정상회담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북한 신드롬'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평양냉면을 필두로 북한 음식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북한 전문식당에 인파가 몰리는가 하면 정상회담 당시 화제가 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말투를 흉내 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담하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고, 유머와 농담을 섞은 듯한 언변도 화제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저녁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웃으며 담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김정은의 말말말..'공포의 대명사' 北 독재자의 탈을 벗다
북한 최고지도자로 남측 땅을 처음 밟았던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첫 만남부터 남달랐다.
첫 만남에서 문 대통령이 "저는 언제 넘어갈 수 있습니까?"라고 묻는 말에 김 위원장은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넘어갔다. 이는 예상치 못했던 문 대통령의 '깜짝 방북'이었다.
김 위원장의 거침없는 행보는 의장대 사열에서도 드러났다. 전통의장대를 사열한 직후 문 대통령이 "오늘 보여준 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로 오시면 더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대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는 '판문점 합의'에서 밝힌 바와 같이 두 정상의 정례 정상회담을 예상케 하는 언급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뒤 전용차를 타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한국 고속성장 스스럼 없이 화제에 올려..."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김 위원장은 북한의 어려운 상황 역시 스스럼없이 밝혔다. 그는 판문점 '평화의집' 환담장에 들어와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나는 백두산을 가본 적이 없다. 그런데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가는 분들이 많더라. 나는 북측을 통해서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라는 말을 하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 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며 북한 지도자로서 파격적인 말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도 "어렵게 평양에서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멀리서 온 평양냉면을 편안히"까지 말하며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라고 말하며 허심탄회한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의 "안되갔구나" 발언은 최근 유행어가 되면서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도 재미있게 흉내내는 개그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깎듯이 예우하려는 모습도 자주 연출했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합의'를 발표하며 "저와 문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썼다. 김 위원장은 통상 '나'라는 표현을 쓰지만 문 대통령과 자신을 동시에 호명할 때 '저'라는 말을 쓰며 자신을 낮춘 것이다.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