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 코미 회고록 일부 내용 공개
“코미 해고는 내게 엄청난 영광”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회고록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격노했다. 회고록이 자신과 코미 전 국장의 대화를 폭로하자 코미 전 국장을 ‘더러운 인간’이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사진=로이터/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제임스 코미는 검증된 유출꾼에 거짓말쟁이”라면서 “워싱턴의 거의 모든 사람이 그가 해고되기 전까지 지독히 일을 못 해서 해고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기밀 정보를 유출했고 이것으로 그는 기소돼야 한다”면서 “그는 선서하고 의회에 거짓말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은 2번째 트윗에서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나약하고 진실하지 못한 더러운 인간이며 시간이 증명해줬듯이 끔찍한 FBI 국장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가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과 관련 사건을 다룬 것은 역사상 최악으로 망한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제임스 코미를 해고한 것은 내게 엄청난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코미 전 국장과 이른바 ‘러시아 커넥션(러시아 정부의 2016년 대선 개입과 트럼프 캠프의 연루 의혹)’ 수사를 두고 불편한 관계를 이어갔다. 결국, 지난해 5월 해고된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한 수사 종결을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결국, 의회 청문회까지 선 코미 전 국장은 ‘러시아 커넥션’ 관련 수사가 대통령을 압박하고 불편하게 해 자신을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 코미 “트럼프, 음란 파티 관련 문건에 집착”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전날부터 주요 언론이 코미 전 국장의 회고록 ‘더 높은 충성심: 진실, 거짓, 그리고 리더십(A Higher Loyalty: Truth, Lies and Leadership)’의 내용 일부를 공개한 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직을 ‘산불’에 비유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선천적인 거짓말쟁이라고 묘사했다.
코미 전 국장은 오는 17일 회고록 발간을 앞두고 이날 ABC의 ‘굿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변덕스럽고 방어적이며 러시아의 대선 개입보다 자신의 이미지를 더 걱정한다고 말했다. 회고록에 코미 전 국장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매춘부를 불러 음란한 파티를 벌이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문건에 집착했다고 썼다.
회고록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의혹을 부인하면서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이 의혹을 믿을 것을 두려워했고 FBI가 이 문건을 수사하거나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코미 전 국장은 해당 문건에 대한 수사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 수사로 비칠 수 있고 일어나지 않은 일을 증명하는 것이 어렵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이 어땠냐는 질문에 코미 전 국장은 “매우 이상했다”면서 “나는 공중에 떠서 (나를) 내려다보며 ‘너는 지금 모스크바의 매춘부에 대해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 브리핑하며 앉아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