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2일 서울 한복판에서 '대낮 초등생 인질극'을 벌였던 피의자 양모(25) 씨가 군(軍)에서 당한 피해를 국가가 보상해주지 않아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양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군 복무 당시 가혹행위·부조리·폭언·질타 등으로 뇌전증(간질)과 조현병을 앓고 2014년 7월에 의가사 전역했다"면서 "그런데 지난 4년 동안 청와대, 보훈처, 서울시, 국가인권위원회 등 국가에서 어떠한 보상도 해주지 않았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이어 "피해자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방배초 졸업생이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 들어와 이 학교 4학년 여학생 A(10)양을 붙잡고 "억울한 일이 있으니 기자를 불러달라"며 1시간 가량 인질극을 벌였다.
경찰은 오전 11시50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오후 12시40분께 양씨를 현행범으로 검거했다.
검거 직후 양씨는 간질 등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자 경찰서 압송 이전에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보내져 약 3시간 가량 진료를 받았다.
피해아동 A양은 다행히도 부상 없이 무사 구출된 후 현재 서울 동작구 중앙대병원에서 신경정신과 치료 등을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
방배초등학교 신미애 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양씨가) 우리 학교 졸업생으로 알고 있고, 졸업증명서를 떼러 왔다고 하면서 학교 정문을 통과해 들어와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는 양씨가 경찰서에 도착하며 "(방배초 졸업생이) 아니다"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인 범인 양모씨(오른쪽 모자)가 이날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방배경찰서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