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 비방 유인물 나눠주고 현수막 게시 혐의
서울남부지법, 징역 6월·집행유예 2년 선고
"롯데주류 제조법은 적법..반성 기미 없어"
[뉴스핌=김범준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방하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유인물을 배포해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안성준)는 김모(71)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 선고 공판에서 "허위 사실을 적시해 국민의당과 안철수 당대표의 명예를 각각 훼손했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6년 8월경 당시 서울 마포구 도화동 국민의당 당사 부근에서 "안철수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식품 제조용수로 사용할 수 없는 전기분해 알칼리환원수로 불법 제조된 롯데주류 '처음처럼' 소주를 비호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국정감사에서 직무를 회피하는 등 '대국민 의무 배반'을 했다"고 적힌 유인물을 행인들에게 배포했다.
같은해 12월에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으로 이전한 국민의당 당사와 국회 인근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유인물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했다.
'국민의당과 안철수 의원, 불법제조 롯데 처음처럼 소주 부당비호 이유 밝혀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도 지난해 2월까지 게재했다.
<사진=뉴시스> |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정당한 비판 행위였기 때문에 위법성이 조각(정당행위)된다"며 "설령 적시한 내용 중허위사실이 있더라도 진실로 오인하는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롯데 처음처럼 소주에 사용하는 제조방법은 식약처 등 관계부처와 사법부에서 검증받고 적법한다는 판단 받은 바 있기 때문에 불법적으로 제조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국민의당이나 안 의원 측에서 해당 소주의 불법 제조를 확인하거나 의도적으로 비호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고인은 10년 이상 주류 제조사, 공공기관, 정치인과 정당에 대해 허위 내지 과도한 주장을 집요하게 펼치며 괴롭혀왔으며 동종 처벌전력이 있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고령인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며 형량 이유를 밝혔다.
형법 상 현수막 게재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되고 범죄가 가중되면 최대 1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진다. 피고인의 요청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재판은 배심원 7명 전원 유죄로 평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