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실질적인 사업모델을 투자대상으로 하라
[뉴스핌=민지현 기자]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잊고 대신 좀 더 실질적인 사업 모델을 가진 핀테크 회사에 투자하라고 조언해 주목된다. 비트코인 등이 실질적 기능에서도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비트코인 <사진=블룸버그> |
지난 26일(현지시간) 루비니 교수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비트코인이 통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부에 기록될 수 있어야하고, 지불수단이 될 수 있어야 하며 가치의 저장 수단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비트코인은 세 가지 요건 중 어느 것도 만족시키지 않으며, 그 누구도 비트코인으로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을 결정지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트코인은 하루에 가치가 20~30% 변동하기 때문에 가치저장 수단으로서도 기능할 수 없다는 게 루비니 교수의 설명이다.
게다가 “비트코인은 잘못된 전제 하에 있다”고 루비니 교수는 주장했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에 따르면 채굴 가능한 비트코인은 2100만단위로 한정 되어 있기 때문에 법정통화와 같이 가치가 하락할 수 없고 ‘안정적’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미 비트코인 캐시, 라이트코인, 비트코인골드 세 가지로 나뉘었고 수백 개의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들이 매일 생산된다. 결국 ‘안정적’인 암호화폐는 끊임없이 공급을 창출하고 어떤 중앙은행의 법정통화보다도 가치 하락 속도가 빠르다.
현재까지 비트코인이 실제로 사용된 것은 마약거래, 탈세, 자금세탁과 같은 용도였다. G20의 멤버들은 비트코인의 익명성을 제거하여 비트코인을 규제하기 위해 수익이 창출되는 모든 거래를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수천년 전 화폐의 발명 이래로, 수백 개의 통화가 동시에 통용된 적은 없었다. 미국에서 달러만 사용되고 엔화나 유로화가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화폐체계를 비효율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루비니 교수는 “수백 가지의 암호화폐가 동시에 사용된다는 발상은 화폐의 개념에 모순될 뿐만 아니라 어리석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법정통화는 세금을 납부할 때 사용될 수 있듯이 내재가치가 존재하고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중앙은행에 의해서 보호되기 때문에 화폐의 기능을 할 수 있다. 만약 인플레이션과 같이 화폐제도가 흔들리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다른 법정 통화로 대체되거나 실물자산으로 대체된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내재가치도 존재하지 않고 가치 변동성을 보호할 수 없다.
루비니 교수는 “암호 화폐보다 더 잠재력이 있다고 하는 블록체인 기술에 있어서도 여전히 상당한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기술에는 인터넷을 전 세계적으로 가능하게 한 TCP-IP, HTML과 같은 보편적인 프로토콜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이유로 루비니 교수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제쳐두고 금융 서비스 산업을 서서히 변화시킬 실질적인 사업 모델을 가진 핀테크 회사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투자로는 단 하루 만에 부자가 되지는 않더라도 더욱 똑똑한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루비니 교수는 덧붙였다.
[뉴스핌Newspim] 민지현 기자(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