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대 경제국 입장 극명하게 엇갈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전세계 1~2위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이 세계화에 대해 상반되는 시각을 드러냈다.
APEC에서 연설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블룸버그> |
10~11일 이틀간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입장을 밝힌 것.
이날 블룸버그를 포함한 주요 외신들은 양측의 엇박자를 크게 부각시킨 한편 경제 성장의 양대 축이 상반되는 노선을 제시한 데 따라 아시아를 중심으로 주요국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원칙을 강조했다.
또 국가간 교역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존의 무역 질서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 달리 시 주석은 국가간 경제적 개방과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수 십년간 경제적 세계화가 글로벌 경제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조류”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경제적 세계화를 위해 더욱 개방해야 하고, 더욱 뭉쳐야 하며, 더욱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APEC에서 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블룸버그> |
개방이 더 많은 경제적 번영과 상호간 이익 증진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앞으로 중국 경제를 더욱 크게 개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다자간 무역협정 체제를 비판하고 개별 국가간 협상을 체결하는 데 무게를 둘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크게 엇갈리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 앞서 연설을 통해 기존의 다자간 무역협정이 공정하지 않다고 비판하고, 원칙을 준수할 의지가 있는 국가와 개별적인 무역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더욱 강화시키는 한편 공조 속에서 성장을 이뤄가야 한다는 시 주석의 발언과 정면으로 대조를 이룬 셈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지배력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권력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에 이어져 회담에 모인 정상들 사이에 혼란을 일으켰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형태의 무역협정 체결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랜드폴 스트래티지 그룹의 데이비드 스킬링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한 무역이 무역적자가 없는 교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가 추구하는 양자 무역협정에 참여하려는 국가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운 제로섬 무역 정책은 미국에도 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