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시정연설에 항의 피켓·플래카드 시위로 맞서
문 대통령 악수 행보로 한국당 항의 전략 엉클어져
[뉴스핌=조세훈 기자] '공영방송장악 음모 밝혀라'. 자유한국당이 1일 문재인 대통령의 두 번째 시정연설이 진행되는 중간 소속 의원들이 펼친 플래카드 문구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해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마친 뒤,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찾아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시정연설 동안 ‘공영방송 장악 음모 밝혀라’ ‘북 나포어선 7일간 행적 밝혀라’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거나 모니터에 구호를 붙이며 항의시위를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한국당은 이날 오전 문 대통령 시정연설 전 소속 의원들의 좌석 모니터 앞에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 피켓을 붙인 데 이어 시정연설 도중 세 개의 플래카드까지 들고 항의성 시위를 강행했다.
당황한 정세균 국회의장은 플래카드를 내리라고 여러 차례 손짓 요청을 했지만, 한국당은 아랑곳하지 않고 문 대통령 연설이 끝날 때까지 플래카드 시위를 지속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한국당 의원들이 있는 국회 본회의당 좌측을 여러 차례 바라보며 시정연설을 이어갔다.
하지만 곧 반전 모습이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연설 직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먼저 악수 인사를 나눈 후 한국당 의원이 있는 쪽으로 이동했다.
대통령이 다가오자 한국당 의원들은 속속 좌석에서 일어나 악수 인사를 나눴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통합행보에 환호성과 큰 박수로 화답했다.
항의의 공간이 협치의 장으로 변모한 것이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통합 행보에 머쓱함을 보이기도 했지만 예의 있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 등과도 악수 인사를 나눈 뒤 여당 의원들의 박수 속에서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예상치 못한 문 대통령의 적극적인 통합 행보로 항의 시위를 기획한 한국당의 전략은 엉클어졌고 체면도 세우지 못한 셈이 됐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