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증가폭 2011년 이후 최저 수준 그칠 전망
허리케인 충격에 보험업계 및 항공, 자동차 섹터 타격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펼친 가운데 월가 투자은행(IB) 업계가 3분기 기업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의 충격에 기업 수익성이 위축됐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주가 반응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사진=AP/뉴시스> |
9일(현지시각) 시장 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는 지난 3분기 S&P500 기업의 이익이 2.8%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달 전망치에 비해 무려 5% 하락한 수치다.
S&P500 기업의 3분기 이익이 2870억달러 늘어난 것으로 월가 애널리스트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전망치보다 63억달러 낮춰 잡은 셈이다.
앞서 블룸버그 역시 3분기 S&P500 기업의 이익이 3.6% 증가해 2011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2분기 약 11% 성장에서 크게 후퇴한 수치다.
기업 어닝 시즌을 앞두고 월가 IB 업계가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것은 일반적인 움직임이다. 하지만 이번 조정 폭은 과거 장기 평균치에 비해 훨씬 크다는 지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허리케인 하비가 보험업계와 석유업계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기업 이익을 끌어내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보험 및 재보험 업계의 3분기 이익이 허리케인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41% 급감했다는 것이 월가 애널리스트의 예상이다.
허리케인 어마가 강타한 플로리다 지역의 부동산 자산 및 농작물 가운데 상당 규모가 중소 규모의 보험업체와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눈덩이 손실에 따른 보험 업체들의 손해는 재보험 업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항공업계 및 자동차 업계의 타격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 업체의 3분기 이익이 9% 이상 위축된 것으로 월가는 내다보고 있다.
3분기 이익에 대한 월가의 우울한 전망은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운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이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인하안에 대한 기대에 따른 것이지만 3분기 이익 개선과 연말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 역시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허리케인에 따른 기업 수익성 타격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더라도 주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높은 만큼 주가 하락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월가의 지적이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필 올랜도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뉴욕증시가 조만간 3% 가량의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단기적인 주가 후퇴는 매수 기회로 볼 수 있지만 기업 이익 성장을 장담할 수 있을 때의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3분기 기업 실적 시즌은 JP모간을 포함한 은행주를 필두로 이번 주 본격화된다. 최근 1개월간 S&P500 지수는 3.6% 상승해 어닝 시즌 직전 상승률을 기준으로 5년래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