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그 자체'라고 비판..총기 규제 관련 언급 없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라스 베이거스가 1일(현지시각) 약 60명의 사망자와 400여명의 부상자를 낸 총기 난사 사건으로 충격에 빠진 가운데 세간의 시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집중됐다.
대규모 사상자를 발생시킨 총기 난사 사건이 꼬리를 물자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규제법 개혁안 추진을 중단할 것인지 여부에 세간의 시선이 모아진 것.
아수라장이 된 총기 난사 사건 현장 <출처=블룸버그> |
그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캠페인 당시부터 총기 구매 규제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정신 질환자의 총기 구매를 금지하는 규제를 폐지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라스 베이거스의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했다. 그는 또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을 ‘악 그 자체(pure evil)’이라고 비판하고, 현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 규제법 개혁안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의회는 총기류 소음 장치 시장 개설을 위한 법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대해 2일(현지시각) 뉴스위크는 이번주 중으로 하원이 이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80년 이상 지속된 규제가 폐지될 전망이다.
지난 4월 취임 100일을 맞아 전미총포협회(NRA)에서 가진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규제법 개혁을 공약대로 이행할 뜻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대선 승리를 계기로 지난 8년간 지속된 총기류 권리에 대한 ‘폭행’이 종료를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총기류 사용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동시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이었다. 이 때문에 뉴욕증시에서 관련 종목이 한 때 강한 상승 탄력을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총기류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선 이후 관련 업계의 매출이 둔화된 데 따른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날 뉴스위크를 포함한 일부 외신은 이번 라스 베이거스의 총기 난사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총기규제법 개혁안에 제동을 걸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58명으로 늘어났고, 부상자 역시 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람국가(ISIS)가 자신들을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의 배경으로 밝히고, 범인 스티븐 패덕이 몇 개월 전 ISIS에 가입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