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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vs 미국 '일촉즉발' 전쟁위기…"한국, 카드가 없다"

기사입력 : 2017년09월25일 15:46

최종수정 : 2017년09월25일 15:46

외교안보 전문가 "상황 예측 불가…당분간 지켜봐야"

[뉴스핌=정경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설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으며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로선 조건 없는 대화 시도를 포함,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한국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없다면서 당분간은 무리하지 말고 상황을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뉴스핌이 북핵위기 해법을 찾기 위해 취재한 한반도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25일 북한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현 상황에서 한국으로선 그저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는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미 관계를 반전시킬 카드가 우리한테는 없다"면서 "대화의 상대방도 아닐 뿐더러, 북한이 원하는 것도 미국이 원하는 것도 우리가 만들어 줄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사진=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엔(UN)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경우, 완전히 파괴하는 수밖에 없다며 북한에 대해 역대 최고 수준의 경고를 날렸다.

이에 김 위원장은 사흘 뒤인 22일 사상 초유의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 성명을 통해 "트럼프가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대응조치 단행을 고려할 것"이라고 하면서 추가적인 군사 도발을 감행할 것을 기정사실화했다.

나아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김 위원장 발언에 보태 태평양에서 수소탄을 터뜨릴 수 있을 거라며 기다렸다는 듯이 구체적인 도발 방안까지 거론했다.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두고 미치광이, 리틀 로켓맨이라며 비난과 조롱을 이어갔다. 이에 북한은 리 외무상을 통해 2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살 임무 중인 유일한 사람"이라며 맞받아쳤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결국은 뒷심이 약한 쪽이 무릎 꿇는 건데, 그게 북한 쪽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문제는 미국이 북한의 페이스-세이빙(face-saving, 체면치레)을 어떻게 해 주느냐다"고 진단했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기만을 바랄 뿐, 북미 간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한반도의 다른 한 쪽인 한국으로선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조건 없이 일단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말도 적어도 지금 상황에선 힘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진정을 시키려면 대화를 하긴 해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대화하려면 환경도 필요하고 일관성도 있어야 하는데 무턱대고 대화하자면 대화가 되겠나, 그것도 이 시점에"라고 지적했다.

한국 측 조건도 조건이지만, 북한이 내건 조건도 큰 문제다. 한국이 해결해 줄 수 없는 조건이기에 더 그렇다.

신 대표는 "북한의 조건은 명확하다.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그에 따른 예우를 해달라는 건데, (그러면) 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그 조건을 우리가 맞춰줄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북한이 두어 달 정도는 더 이상의 도발 없이 가만히 있어야만 상황 개선의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차 위원은 "실질적으로 대화한다고 해도 대화 지속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며 "어느 한 쪽이 컴프로마이즈(compromise, 타협)하는 방안을 보이지 않는 이상은 (그렇다)"고 내다봤다.

이어 "일단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말아야 하고, 최소한 한 달이나 두 달은 그 상황이 계속돼야 한다"며 "그것도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안하니까 무조건 대화해야 한다는 건, 그게 오히려 잘못된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김정은과 트럼프가) 말싸움하고 있는데, (아직은) 누구도 긴장 안 하고 있다"면서 "이제부터가 시작인데, 이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포탄이 안 떨어지게 상황을 관리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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