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DDP 돈의문마을 등서 11월 15일까지 진행
[뉴스핌=글 이현경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서울 북촌마을의 한옥을 모두 철거하고,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공원으로 덮어버렸다면? 지금의 북촌마을과 돈의문 박물관의 풍경으로 나타날 수 없다. 남녀노소, 내외국인 가리지 않고 한복을 입고 한옥거리에서 추억을 만드는곳이 현재의 서울북촌한옥마을이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열리는 세계 최초의 마을 전시장으로 거듭났다. 개발만 앞세웠다면, 일어나지 못할 일이다.
4차산업혁명을 겪고 있는 지금 세대는 도시에 콘크리트를 세우기보다 공유와 재생의 디자인을 갖춘 개발이 필요하다. 건축가의 시각도 바뀌어야하고, 시민도, 기업도, 공공시설 관계자 역시 도시 재생의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필요가 있다.
지난 2일 2017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막이 올랐다. DDP와 돈의문박물관마을, 세운상가, 창신동특별전시장, 모토엘라스티코에서 행사가 열린다. 앞으로 다가올 도시의 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테마는 ‘공유’다. 공기 물, 불, 땅의 네 가지 기본적인 환경 공유자원과 만들기, 움직이기, 소통하기, 감지하기, 재활용하기라는 다섯 가지 공유 방식을 내세운다. ‘공유’를 내세운 건 ‘위기의식’이라는 복선에 시선을 집중해야 한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기획한 배형민 총감독은 “공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서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모든 활동은 위기의식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안일하게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기후문제, 사회 양극화 문제, 산업화 문제까지 모두요. 그래야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 도시는 우리의 보금자리가 있고 먹을 것이 있는 삶의 터전입니다. 이곳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다면, 다가올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비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껏 개발에 열을 올린 서울. 지상뿐만 아니라 지하 공간의 투자도 활발했다. 이는 산으로 둘러싸인 서울의 개발 사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고저가 심한 서울의 지형에서 일어난 근대적 개발의 결과다. 하지만, 격차는 발생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지하상가에 온기를 불어줄 수 있는 방법은 재생이다. 을지로 세운상가의 재생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이유다.
“잠깐 움츠렸던 세운상가가 회복되고 있습니다. 재생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는 곳입니다. 그곳은 이미 소리와 전자를 다룰 수 있는 장인들이 넘칩니다. 장인의 오래된 기술과 디지털화 된 세계가 합쳐지면서 문화의 장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반포의 파미에 스테이션과 같이 고급 아케이드를 선호하죠. 앞으로 인구까지 줄어든다면, 이미 개발된 지하상가거리는 빈집현상이 일어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 재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배형남 감독은 도시 재생 과정은 오래된 것을 지키고 가꾸는 작업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북촌한옥마을이 관광수입을 낼 수 있는 이유도, 돈의문박물관이 서울의 근대 모습을 담은 테마파크로 성장하게 된 과정과 일맥상통하다. 그는 장인의 디테일한 기술과 뉴테크놀로지가 접목되는 것이 재생작업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이와 같은 공간에서 젊은이들이 밝은 미래를 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은 산업도 있어야 해요. 예를 들면 고급 식품업이죠. 우리나라에서는 ‘떡’을 예로 들 수 있어요. 실제 뉴욕에서도 가장 잘되는 제조업이 빵집이고요. 유기농 식품으로 만들고 있죠. 장인의 기술에 뉴디지털산업이 더해진다면 그것이 재생이고 생산도시를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질 수 있습니다.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사람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도시가 익사이팅한 곳으로 느끼면 가장 좋을 겁니다. 기회를 발굴하는 과정을 체험하길 바라요. 그게 우리 전시의 목표입니다.”
[뉴스핌 Newspim] 글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사진 이형석 기자(leeh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