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18일(현지시간) 하락세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해임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환호하는 듯했지만 투자자들은 크게 변한 게 없다고 판단했다.
스티브 배넌<사진=신화/뉴시스> |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6.22포인트(0.35%) 하락한 2만1674.51에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39포인트(0.09%) 내린 6216.53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46포인트(0.18%) 낮아진 2425.55로 집계됐다.
이날 하락세를 보이던 증시는 배넌 전략가가 백악관을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반짝' 상승 전환했다. 배넌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중 가장 보수적인 색체가 짙은 인물이다. 지난 주말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우월주의 폭력 시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를 사실상 묵인했다는 비난이 빗발치자 배넌 전략가의 행보는 정계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골드만삭스 출신의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떠날 것을 우려하던 시장에서는 배넌 전략가의 사임으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배넌 해임의 영향은 짧았다. 투자자들은 배넌의 해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력이 특별히 강해진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킹스뷰 자산 운용의 폴 놀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백악관을 둘러싼 오늘의 뉴스는 시장에 긴 영향을 주지 못했다"면서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백악관에서 정책이 나오는지와 경제성장률이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W 베어드 앤 코의 마이크 안토넬리 주식 세일즈 트레이더는 "나는 배넌이 떠나는 것이 18조 달러 규모의 미국 경제에 어떻게 좋은 것인지 모르지만 시장은 뉴스를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카르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자신의 정당 의원들과 싸우고 그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것은 정책 추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PER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한 주간 투자자들은 13억 달러의 자금을 주식 펀드에서 빼갔다. 북한과 미국의 갈등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력에 대한 의구심이 주식을 약하게 했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0.84% 내렸고 S&P500지수는 0.65%, 나스닥 지수는 0.64% 각각 하락했다.
전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도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 리걸앤제너럴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사이먼 퀴자노-에번스 전략가는 "미국과 스페인의 테러 공격은 또 다른 지정학적 위험을 더했다"면서 "어떤 단계에서 이것은 더 극적인 시장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가는 이날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42달러(3.02%) 상승한 48.51달러에 마쳐 한 주간 0.6% 내렸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