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지원 기자] KBS 2TV ‘추적 60분’은 5일 경기도에 위치한 한 대학교 명예총장의 성추문과 미국 원정도박 의혹을 파헤친다.
경기도에 있는 사립 A 대학교. 일제 강점기, 한 미국인 선교사의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이 학교는 현재 학생 수 약 5000여 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지역 사학이다.
오늘날의 A 대학교가 있기까지 학교 발전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사람은 80대 나이의 조모씨. 지난 36년간 A 대학의 이사장과 총장직을 거쳐, 현재는 명예총장으로 있는 인물이다.
평소 두터운 신앙심과 청렴한 생활로 주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왔다는 조씨였지만, 최근 엄청난 추문에 휩싸였다. 학교 교직원들을 상대로 지난 수십 년간 성폭력을 저질러왔다는 것.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조씨를 둘러싼 추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총장 시절 유난히 미국 출장이 잦았다는 조씨. 그런데 출장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에서 도박을 즐겼다는 것.
조씨는 “이 모든 것이 사실무근이자 음해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추적 60분’ 제작진은 조씨 소유로 알려진 카지노 멤버십 카드번호를 입수, 현지의 카지노들에 소문의 진상을 직접 확인해봤다.
◆그들만의 왕국- 조씨 가문의 족벌경영
그의 자녀들은 어떨까. 6남매 중 큰딸은 대학 기숙사에서 매점 겸 커피숍을 운영하고, 둘째 딸은 총무처장, 넷째 딸과 막내아들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씨는 현재 A 대학의 명예총장이자 상임이사로 매일같이 출퇴근을 하고 있다. 그는 191제곱미터(58평) 규모의 고급 아파트에 운전기사가 딸린 대형 승용차, 사무실은 물론 기숙사의 게스트룸까지 사용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6남매 중 단 한 명을 제외하고 전부 A 대학에서 근무했거나 현재도 근무 중이고, 심지어 최근엔 손녀까지 직원으로 채용했다. 친인척이나 지인들까지 따지면 그 수를 정확히 헤아리기도 힘들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조씨가 ‘자기 사람’들로 교직원들을 채운 배경에는 아들을 위한 조씨만의 ‘큰 그림’이 있다”고 했다.
방송에서는 조씨 가문으로 알려진 교직원들의 일부 인사기록카드와 관련 자료, 제보자들의 증언을 통해 온갖 특혜와 비리로 점철된 조씨 가문의 족벌 경영, 그 실체를 파헤쳐본다.
◆36년간의 학내 비리, 막을 수 없었나
조 씨는 자신이 A 대학의 ‘설립자’이기 때문에 이사회를 조직할 권리도 인사권에 관여할 권리도 있다고 주장해왔다. 한 미국인 선교사가 세운 학교의 직원으로 출발한 그가 어떻게 36년간 이 대학의 설립자로 변신해 이사장과 총장직에 오를 수 있었을까.
‘추적 60분’ 측은 조 씨의 회고록과 대학 설립 당시의 관련기록들, 1995년 당시 총학생회장이었던 김정호(가명) 씨와 현재 A 대학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중인 학생과 교수들의 증언을 통해 무엇이 ‘사립학교’를 ‘학교’가 아닌, 총장 일가의 ‘사유재산’으로 만들어왔는지 알아본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사진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