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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햄버거 아닌 스테이크 대접한 트럼프

기사입력 : 2017년04월07일 11:14

최종수정 : 2017년04월07일 11:23

오바마-시 주석 회담 때 “나라면 빅맥 내놓겠다” 언급
폴리티코 "현안보다는 접대에 초점".태도 변화 지적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있는 고급 리조트 ‘마라라고’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와 만찬 일정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식사 메뉴로 스테이크를 대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대적 발언으로 대립각을 세우던 과거와는 달리 현안 논의보다는 일단 접대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 주석과의 이번 만남이 상당히 중요하고 부담스럽게 여겨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사진=AP/뉴시스>

◆ 우의 강조한 트럼프 "엄청나게 신경쓰는 게 보여"

6일(현지시각)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015년 7월 선거 유세 당시만 하더라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세팅을 비난하며 “나라면 맥도날드로 데려가 함께 버거를 먹고 바로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겠다”라고 큰소리 치던 트럼프 대통령이 막상 자신의 정상회담 차례가 돌아오자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정상의 첫 회담 일정이었던 만찬 테이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즐겨 하는 휘핑크림을 섞은 감자가 곁들어진 드라이 에이징(dry aging) 스테이크가 올랐다. 함께 자리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레드와인을, 펑리위안 여사는 차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이미 오랜 논의를 했지만 아직까지는 아무런 결론(합의)도 도출한 것이 없다”며 농담을 섞어 말했다. 다만 그는 두 정상이 “우의를 다졌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처음으로 마주한 두 정상이 서로 강대국 대표라는 점을 드러내기 위한 연출을 하려했을 것이며, 중국에 적대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 방문에 맞춰 다소 유화적 입장으로 돌아섰는데 이는 그만큼 중국과의 만남이 신경쓰인다는 방증이라고 봤다.

오바마 행정부 때 자문관을 지냈던 데이비드 악셀로드는 “커져가는 중대한 북한 위협을 감안하면 시 주석과의 오늘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중요한 날이라 할 수 있다”며 “중국의 협조 없이는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적대적이던 후보 시절과는 달리 현재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공약을 일단 접었고 지난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합의점을 찾길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는 “시 주석과 중국을 대단히 존중한다”며 “양국에 보탬이 될 매우 드라마틱한 합의가 나와도 놀라지 않을 것이며 그러길 바란다”고 말했다.

◆ 마라라고 부적절 지적에… 백악관 "시 주석이 요청"

한편 미 관계자들은 양국 정상회담 장소가 마라라고 리조트로 선정된 점에 다소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 국무부 관계자들은 두 정상의 실질 회담 내용도 중요하지만 장소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주했던 같은 장소에서 중미 회담을 진행한다는 데, 시 주석이 탐탁지 않게 여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나 아베와의 회동에서 잡혔던 골프 라운딩은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는 빠졌는데도 골프리조트에서 회동하는 것에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에서는 골프가 부자들이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동이 시진핑 주석과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첫 회동 장소였던 서니랜즈와 비슷한 측면이 있지만, 마라라고가 트럼프 소유의 클럽이라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힐러리 클린턴의 전직 보좌관이었던 필립 레인스는 "외교적 형식을 버리고 본론으로 들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중국과의 정상 회담은 그런 종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 백악관 대변인은 시 주석 측이 마라라고를 회담 장소로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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