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무역, 북한까지 난제들 첩첩산중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세계 1~2위 경제국의 정상이 만나는 플로리다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됐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당시부터 중국을 향해 날을 세웠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동을 앞두고 지난주 트위터를 통해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P/뉴시스> |
더 이상 중국에 미국의 일자리를 뺏기지 않을 것이며, 제조업 기반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치며 그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남이 어려운 회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6일(현지시각) 오후 플로리다에 도착하는 두 정상은 저녁 만찬을 나누며 이틀간의 회담을 개시, 다음날 오찬까지 함께 하며 주요 쟁점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수 차례에 걸쳐 파열음을 낸 무역부터 북핵 문제까지 무거운 쟁점 이외에 양국 정상의 극명하게 엇갈리는 성격이 첫 회동을 지켜보는 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직설적이고 거칠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과 절제된 성품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만남 자체가 물과 기름처럼 거북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의 한 고위 관리는 로이터와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체면을 상실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국 정부의 최대 관건”이라고 전했다.
금융시장과 각 산업이 가장 주시하는 부분은 무역과 투자에 대한 회담 결과다. 이번 회동에 앞서 양측 모두 비판의 수위를 낮춘 한편 매끄러운 대화를 위해 공을 들였다는 것이 주요 외신들의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과 대규모 관세 부과를 단행하지 않은 것은 측근들이 과격한 무역전쟁의 위험을 진화하고 나선 결과라는 해석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이번 회담을 앞두고 위안화가 상승 흐름을 탄 것은 중국 역시 성의를 보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견이 좁혀질 것인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중국을 미국의 제조업과 고용에 흠집을 내는 원흉으로 지목했고, 중국은 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 |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가운데 약 40%는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이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주장이다. 아울러 지난 2015년 상호 투자를 통해 미국 일자리가 무려 260만개 생겨났고, 값싼 중국산 상품으로 미국 가계가 매년 850달러를 절약하고 있다는 통계는 중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을 반박하기 위해 종종 동원하는 근거다.
이날 미국 투자매체 CNBC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미국에 제시할 메시지는 한 가지로 수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을 탓하지 말라는 것.
한반도 지정학적 문제 역시 이번 미-중 정상 회담의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 신경을 건드린 데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미국까지 직접 공격할 가능성을 확인시켰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국가 안보의 최대 문제라고 지목한 바 있다. 북핵은 경제 사안만큼이나 미국과 중국 정치권에 마찰을 일으키는 부분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를 놓고 중국 측은 회담과 무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이 북한의 군사 위협에 대해 제3자의 입장을 취하는 데 대해 미국 정치권이 크게 못 마땅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에 보다 강경한 행동을 촉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독자적으로 대응할 뜻을 밝히면서 주요 외신들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밖에 하나의 중국 정책과 남중국해 영해권 문제도 양국 정상의 회담 테이블에 올려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첫 회담이 문제 해결보다 장기적인 친선 관계의 포석을 두는 데 의미를 둬야 한다고 보도했다.
또 리더로서 입지와 신뢰를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흠집을 낼 수 있는 발언을 삼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 역사학자 장 리판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하반기 공산당 고위 관리 7명 가운데 5명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상반기 미국과 충돌이 발생할 경우 지난 5년간 쌓아 올린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뢰에 커다란 균열이 생길 것”이라며 “국내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 그가 신중한 행보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