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말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시선이 헬스케어 법안의 하원 통과 여부에 집중된 가운데 뉴욕증시가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주 미국 주식펀드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최대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되면서 투자 심리 냉각이 또 한 차례 확인됐다.
이른바 트럼프 랠리를 즐겼던 투자자들 사이에 ‘트럼프 슬럼프’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터 <사진=신화/뉴시스> |
2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59.86포인트(0.29%) 떨어진 2만596.7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98포인트(0.08%) 내린 2343.98을 나타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1.04포인트(0.19%) 오른 5828.74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헬스케어 법안의 하원 표결이 보류되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이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론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하원은 이틀째 헬스케어 법안을 표결에 부치지 못했다. 이날 오후까지 34%에 달하는 하원 공화당 의원이 반대 의사를 나타냈고, 승인을 위한 표가 확보되지 않은 데 따라 표결이 또 한 차례 보류된 것.
이날 마켓워치는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헬스케어 법안에 앞서 세제 개혁안을 먼저 추진하지 않은 데 대해 후회스럽다는 속내를 밝혔다고 전했다.
또 일부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헬스케어 법안 통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 목표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백악관의 다음 동선을 지켜보고 있다. 주식시장의 랠리를 부추긴 세금인하 안이 통과될 경우 주변 자금이 유입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이번 헬스케어 법안을 둘러싼 의회의 움직임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취약한 현실이 확인된 만큼 나머지 정책의 실현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아트 카신 UBS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제 투자자들의 초미의 관심은 트럼프 행정부가 세제 개혁안의 의회 승인에 착수하는지 여부”라고 전했다. 이날 주가 낙폭이 제한적이었던 것도 이 같은 기대가 깔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투자 심리의 냉각은 이미 펀드 플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한 주 사이 미국 주식펀드에서 9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출됐다. 이는 지난해 6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최대 규모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2월 내구재 주문이 1.7% 증가하며 2개월 연속 늘어났다. 하지만 경제 성장률을 크게 촉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킷이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3.4를 기록해 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수치인 54.2에서 하락한 것이다.
종목별로는 유나이티드헬스가 0.1% 소폭 내렸고, 휴매나가 1.2% 급락했다. 반면 소위 트럼프케어를 악재로 하락 압박에 시달렸던 메디케이드 공급 업체 센텐은 5% 이상 랠리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