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대변인 "국제기구 관리로 업무수행"…대화 재개 신호탄?
[뉴스핌=이영태 기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북한이 억류한 말레이시아 국민 11명 가운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직원 2명이 풀려나 출국했다.
프렌시스 케네디 WFP 대변인은 9일 성명에서 "이 직원들은 국제기구 관리로 자국 정부 대표자가 아니다"며 "이들은 북한에서 WFP 프로그램을 이행했다"고 말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북한에서 풀려난 WFP 직원은 현재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블룸버그통신>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날 의회에서 기자들에게 "북한대사관 폐쇄나 북한과의 단교는 아직 계획에 없다"며 "북한 정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집 총리는 "우리는 북한에 친절한 국가다. 싸움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화학무기를 사용한 범죄가 일어난 만큼 말레이시아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 정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시사하기도 했다. 나집 총리의 발언은 전날까지만 해도 북한 국적자의 출국을 금지하며 양국 간 갈등이 첨예화하던 모습과는 달라진 것이다.
나집 총리의 발언 이후 북한이 말레이시아 국민 2명을 석방함에 따라 국교단절까지 거론되던 북한과 말레이시아 관계가 다시 대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말레이시아가 지난 4일 강철 북한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하고 추방하자 사흘 후 자국 내 말레이시아인들의 출국을 금지했다. 말레이시아도 같은 날 북한 국적자 출국 금지로 맞대응하면서 양국의 단교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출국이 금지된 나머지 말레이시아 국민 9명은 현재 북한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에 머물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현재 자국 거주 북한 국적자 1000여 명의 출국을 금지한 상태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