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및 이민 정책 마찰에 싸늘한 분위기 속 회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존 켈리 미국 국토안보장관이 멕시코 정부 고위 관료와 회담을 갖고 불법 체류자의 대량 추방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토안보부가 반이민 정책의 세부 사항을 담은 지침을 내놓은 가운데 멕시코를 방문한 트럼프 팀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 회담을 가졌다.
미국-멕시코 국경 <출처=블룸버그> |
루이스 비데가라이 외교부 장관을 포함한 멕시코 지도부는 무역 정책과 이민 등 주요 정책 현안들의 논의를 위해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에게 강력한 항의와 불만을 내비쳤고, 트럼프 팀은 파열음을 진정시키는 데 안간힘을 썼다.
22일(현지시각) 멕시코에 도착한 틸러슨 장관과 켈리 장관은 싸늘한 분위기 속에 멕시코 정부 인사와 만남을 가진 뒤 23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모든 이민 정책을 인권과 법률 체제를 준수해 합법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힘겨운’ 일정이 될 이라고 언급할 만큼 난항이 예상됐던 일이다.
북미자유무엽협정(BAFTA) 재협상부터 국경 지역 장벽 건설, 최근 반이민 정책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멕시코 측의 신경을 자극했기 때문.
특히 국토안보부가 내놓은 이민법 개정 세부 지침에 대해 멕시코 정부는 틸러슨 장관과 켈리 장관이 방문하기 전부터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비데가라이 장관은 멕시코를 방문한 트럼프 팀에 반이민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을 멕시코로 추방시키기로 한 결정은 일방적이며, 전례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비데가라이 장관은 “멕시코 국민들 사이에 우려가 크다”며 “멕시코 국민과 산업에 해를 끼칠 것으로 보이는 정책에 대한 분노가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틸러슨 장관은 “법적인 원칙이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사안이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켈리 장관 역시 “앞으로 대량 추방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주요 정책에 대해 미디어가 사실과 다르게 보도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달 취소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무역 관련 회담을 이날 오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백악관에서 24개 제조업체 최고경영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무역적자가 700억달러에 이르며, 이는 영속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해 앞으로 양국의 무역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예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