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 내달부터 일부 생산직 무기한 휴직 돌입
대우·STX·현대삼호중도 실시중..삼성중공업도 '검토'
[뉴스핌=조인영 기자] 수주잔량이 급감하면서 조선사들이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일부 조선사는 휴직기간을 정상화 시점으로 못박고 있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 생산직은 3월부터 무급 순환휴직에 돌입한다. 10월이면 남은 일감이 모두 소진되는 데 따른 조치다.
수요감소로 재고가 늘어나 생산라인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제조업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빅3' 조선소 전경. 왼쪽부터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사진=각 사> |
생산직 인력은 약 930명으로, 내달에는 약 100명이 휴직에 들어간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절단, 가공 등 선행공정 100여명부터 휴직에 들어가고, 나머지 후행공정 인력은 6월 이후에 휴직하게 된다"며 "그 사이에도 수주가 전무하면 일감이 바닥나는 11월에는 대부분이 조선소를 떠나게 된다"고 말했다.
성동조선 근로자들은 무급휴직 시 1인당 최대 6만원(하루 기준)의 지원금이 보조된다. 정부는 무급휴직 지원금 지급 요건을 완화하고 중소조선사에 한해 지원금(최소 30일 이상 무급휴직 조건)을 지급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도 사무직(관리직)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순환휴직을 해오고 있다. 전체 4000명의 인력 중 사무직 직원은 약 1000명으로, 올해 10월까지 1년간 직원 한 명당 3주를 무급으로 쉬어야 한다.
생산직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약 8척의 선박을 수주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조선도 올해 1월부터 사무직 4500여명을 대상으로 무급 순환휴직을 실시했다. 1인당 1개월씩 사용하는 것으로, 1월과 2월에 각각 200여명, 300여명이 휴직신청을 냈다. 생산직은 연월차를 소진하는 것으로 적용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순환휴직 완료 시점을 '정상화될 때까지'로 보고 있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STX조선은 사무직 순환휴직을 지난해 12월부터 실시한 데 이어 현장직도 올해 4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휴업한다. 이 기간 동안 직원들은 한 명당 1~3주를 쉰다. STX조선은 사무직과 현장직 인력이 각각 750명씩 총 1500명 정도다.
대형사인 삼성중공업도 자구계획안에 무급 순환휴직을 포함, 수주절벽이 심화될 경우 실행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검토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자구안에 무급휴직이 포함돼있지 않으며, 시행 여부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궁여지책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지만 수주난이 가중될 수록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는 것을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수주 없이는 고용도 없다는 마음을 갖고 정부와 회사, 근로자들이 함께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